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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산업 핵심은 노후소득… 고용·연금·금융 연계해 보장" [늙어가는 한국, 먼저 늙은 일본에서 답을 찾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6)·끝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의 제언
퇴직·연금수급 사이의 공백 관건
생애 흐름에 맞춘 소득 보장돼야
고용 연장과 동시에 직무 재교육
청년 채용·중소기업 혜택 병행을
퇴직 전 통합상담 진행으로 대비
재취업 어려운 경우 복지로 연결
금융사, 고객 생활비 점검 필요성
필수 의료와 돌봄은 공공이 제공

"시니어산업 핵심은 노후소득… 고용·연금·금융 연계해 보장" [늙어가는 한국, 먼저 늙은 일본에서 답을 찾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노후소득이 안정돼야 시니어산업의 수요 기반이 만들어진다." 김명중 일본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사진)은 지난 3일 도쿄 지요다구 닛세이기초연구소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고령인구가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며 "서비스가 필요하더라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거나 앞으로의 생활이 불안하면 이용을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일자리와 연금, 금융서비스의 연결이다. 기업은 고용을, 금융회사는 자산을, 정부는 연금과 복지를 각각 다루지만 개인에게는 하나의 생활비 문제로 닥친다는 것이다. 퇴직으로 월급이 줄어도 대출을 갚고 가족을 돌봐야 하는 만큼 지원도 생활의 흐름에 맞춰 이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일 고용·사회보장 정책을 연구해 온 김 연구원은 오는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2026 fn 시니어산업 컨퍼런스'에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공통과제는 개인의 생애 흐름에 맞춰 고용과 소득보장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 수령까지 고용… 임금·직무도 함께 설계

김 연구원이 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퇴직과 연금 수급 사이의 소득공백을 줄이는 일이다. 일자리에서 일찍 물러난 뒤 저축이나 퇴직연금을 생활비로 쓰면 정작 일을 하기 어려운 나이가 됐을 때 쓸 돈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퇴직 후 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기간을 개인의 저축이나 불안정한 재취업만으로 버티도록 해서는 소득공백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오래 살면서 준비한 돈이 먼저 떨어지는 '장수 리스크'를 줄이려면 연금을 받기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경로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연금 수급연령을 높이면서 기업에 정년 연장이나 폐지, 정년 후 재고용 등의 방식으로 65세까지 고용을 확보하도록 했다. 지난해 4월에는 계속고용 대상자를 제한할 수 있었던 경과조치가 끝나 원칙적으로 희망자 전원이 대상이 됐다.

다만 고용기간만 늘려서는 충분하지 않다. 일본에서도 퇴직자를 다시 고용하면서 임금과 처우가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남았다. 김 연구원은 급격한 임금 하락이 근로의욕을 떨어뜨려 생산성과 기업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연장 일정과 함께 직무·임금체계 개편, 재교육, 청년 채용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혜택이 대기업 정규직에 집중되지 않도록 중소기업과 불안정 취업자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공작기계 업체 니시지마의 경우 정년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하면서 젊은·중견 직원에게 관리직을 맡겼다. 50대에는 현장으로 돌아와 '장인'으로 전문성을 발휘하고 후배를 지도하는 길을 마련했다.

■퇴직 전 일자리·연금·생활비 점검

고용을 연장하더라도 원래 직장에서 계속 일하기 어려운 사람은 생긴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가족을 돌보느라 일을 그만둘 수도 있다. 김 연구원이 향후 3~5년 안에 추진할 과제로 제시한 '고용·소득 통합상담'은 이런 상황에 퇴직 전부터 대비하자는 취지다.

상담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일할 수 있는지, 연금은 언제부터 얼마나 받는지, 그사이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할지를 한자리에서 점검해야 한다. 일자리와 연금을 따로 상담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담 결과가 재취업과 직업훈련, 복지급여 신청으로 이어지고 건강이나 돌봄 문제로 일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득 지원과 서비스로 연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적합한 업무와 교육을, 일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생활을 지킬 지원을 제공하자는 얘기다.

기업에는 향후 퇴직할 인력의 직무와 숙련부터 점검하라고 제안했다. 계속 맡길 수 있는 업무를 확인하고 필요한 교육과 근로시간 조정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에는 고용·연금·복지 담당 부처가 함께 퇴직 이후 소득공백과 지원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통합 지원을 시범 운영할 것을 주문했다.

김 연구원은 "핵심은 '일할 수 있다는 것'과 '일하지 않으면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구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취업률이 높아도 일을 그만두는 순간 생계가 흔들린다면 노후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안심하고 써야 시장도 성장

일을 그만둔 뒤에는 공적연금이 기본생활을 지탱하고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부족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금융회사도 자산을 얼마나 모을지에 더해 그 돈으로 얼마나 오래 생활할 수 있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발점은 상품 판매보다 생활비 점검이다. 은퇴를 앞둔 고객의 공적·사적연금 수령액과 필수생활비를 비교해 매달 얼마가 부족한지 확인해야 한다. 부족분을 저축에서 꺼내 쓴다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계산하고 의료·돌봄 등 갑작스러운 지출에 쓸 돈도 남겨둬야 한다.

김 연구원은 "평균수명까지만 생활비를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오래 살거나 물가가 오르는 경우,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 가구소득이 줄어드는 경우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건강과 가족 상황이 바뀌면 돈을 꺼내 쓰는 계획도 조정해야 한다. 자산이 적은 사람도 이용할 수 있는 저비용 상담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다만 소득이 늘었다고 특정 서비스의 소비가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과 필요성, 접근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에게 투자위험을 더 부담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서도 안 된다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필수 서비스까지 개인의 구매력에 맡기면 시장이 고소득층 중심으로 형성되기 쉽다"며 공공이 기본생활과 필수 의료·돌봄을 보장하고 민간은 그 위에서 편의와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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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중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은 일본의 고령자 고용과 연금·사회보장제도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초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고용 연장과 노후소득 보장 방안을 제시해왔다. 아지아대 특임준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1970년 인천 출생 ▲한신대 일본학 전공 ▲게이오대 상학 박사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연구원 ▲아지아대 특임준교수 ▲일본여대·니혼대·게이오대·호쿠리쿠대 강사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 산하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 어드바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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