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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월드] 미중 군사경쟁, 지상전 넘어 우주로… 한반도 드론전 시험대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대등한 적과 전면전 전제 교리 손질
본토방어 최우선…인태지역 中억제력↑
中, 저궤도 위성 교란 레이저 이미 보유
ISR 위성 보유량 8년새 3배 이상 증가
대만 유사시 대응 등 주한미군 역할 확대
韓, 군집무인기 위협 방어체계 구축 시급

[밀리터리 월드] 미중 군사경쟁, 지상전 넘어 우주로… 한반도 드론전 시험대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對) 유럽·중동 군사 대응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현재 프랑스에서 4주째 대규모 주말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폴란드에서도 헌법재판소를 둘러싼 대통령과 총리의 갈등이 헌정 위기로 번지고 있다. 동·서유럽 주요국의 정세가 불안하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이 중국 같은 대등한 경쟁국과 전면전을 전제로 교리를 손질하고 있다. 중국의 우주·드론 등 비대칭 능력 개발과 서태평양 해상 전개가 겹치면서 한반도 방어 체계를 둘러싼 점검 과제도 커지고 있다.

■서태평양 긴장과 미국의 우선순위

대만 국가안전회의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선박 53척이 일본 남부와 대만 동쪽,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 동시에 군사력 무력 시위를 벌였다. 중국인민해방군 해군은 랴오닝 훈련이 특정국을 겨냥하지 않은 통상 훈련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가운데 34척은 항공모함 랴오닝을 포함한 해군 전투함이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미 육군 태평양사령관 로널드 클라크 대장은 하와이 포럼에서 이르면 내년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쓸 수 있다는 전제로 전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전략 우선순위는 올해 1월 23일 공개된 2026 국가방위전략(NDS)에 담겨 있듯 본토와 서반구 방어를 가장 우선순위로, 인도·태평양의 중국 억제를 두 번째로 두고 있다. 유럽·중동·한반도에서는 동맹이 일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중대하지만 더 제한된 지원을 한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싱크탱크 분석은 서반구 중시가 중국에 대한 경계 완화를 뜻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하고 있다.

■美 육군 신교리, '본토는 성역 아니다'

미 육군은 지난 8월 19일 크리스토퍼 라네이브 참모차장(참모총장 직무대행)의 전략 방향서 '육군 방위각(The Army Azimuth)'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7일 작전 전투수행 지침 '육군은 어떻게 싸우는가(How the Army Fights)'를 공개했다. 후자는 지상군 전력을 수렴·타격·근접전·지속력 네 요소로 묶는다. 근접전은 사단 이하, 타격은 사단에서 전구군까지, 지속력은 주로 전구군이 맡는 구조다. 문서는 2022년 다영역작전(MDO)을 운용 개념으로 채택했고 사단을 주력 전술 제대로 복원해 온 흐름 위에 있다고 설명한다.

미 육군 지휘부는 대등한 적이 교전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본토의 전투력 창출과 투사를 교란할 수 있음을 공식 서한을 통해 경고했다. 미 육군은 전방 배치 전력이 억제와 신속 대응에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포트리스 아메리카'와 민간 복원력

군사 매체 더 워존은 지난달 25일 미군 내부 문건을 인용해 미 본토 주요 군 기지가 외부 지원 없이 최소 90일간 핵심 기능을 유지하도록 하는 '포트리스 아메리카' 구상을 보도했다. 대상은 전력·물·연료·통신 등이다. 적용 범위도 해외 기지가 아니라 미 본토 기지다. 육군은 별도로 오는 2028년 9월까지 독자적 에너지원 구축을 위해 초소형 원자로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민간 영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겹쳤다. 유럽연합(EU) 집행위도 지난해 3월 '대비 연합 전략'에서 시민이 최소 72시간 자력으로 버티도록 하는 지침 마련을 제시했고, 영국은 지난달 22일 '비 레디(대비하라)' 캠페인을 재개했다. 일본의 경우 호소노 고시 방재담당상이 지난달 27일, 방재청 출범일인 지난 2일부터 가구당 최소 3일에서 최대 1주일 치의 비상물품 비축을 요청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 정부는 자연재해 대비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EU 전략은 자연재해와 사이버 공격, 무력 침략 가능성을 함께 상정한다. 각국 권고가 같은 시기에 겹친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분쟁의 임박 신호로 단정할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주로 확산하는 첨단 군비 경쟁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우주 안보 도전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국이 2020년대 후반까지 우주 기반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를 배치해 고궤도 위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이미 저궤도 위성을 교란하거나 손상시킬 수 있는 지상 레이저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DEW가 가역·비가역 효과를 모두 낼 수 있어 중국군이 이상적 대위성 수단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가능성에 대한 평가이며 우주 배치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보고서에선 중국의 정보·감시·정찰(ISR) 위성은 올해 7월 기준 510기 이상으로 2018년의 3배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민간 연구기관의 진단도 결이 다르다. 세큐어월드재단(SWF)이 지난 4월 발간한 '글로벌 대위성 역량 2026'은 13개국을 평가해 관련 연구개발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분쟁에서의 사용은 재밍 등 비파괴 수단에 집중돼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해 4월 보고서에서 중국 학계와 국방 연계 연구자들이 대위성 DEW의 궤도 활용 연구에 점차 비중을 두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지난 9월 14일 트로이 마인크 공군장관이 공군·우주·사이버 콘퍼런스에서 '궤도상 우주통제무기' 보유를 처음 공식 인정했다. 방어 목적이라고 밝혔을 뿐 종류와 수량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 우주군은 지난해 9월 갱신한 '우주 위협 팩트시트'에서 중국을 우주 분야의 최대 도전 상대로 규정하고, 미군을 추적·표적화하는 능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성 기반 감시·통신·항법이 교란되면 지상·해상 전력 운용 전반에 파급이 크다는 점이 이들 평가의 공통된 문제의식이다.

■한반도 변수: 주한미군 역할과 대비

NDS는 북한 억제의 일차적 책임을 한국에 두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에 맞춰 주한미군의 임무가 대만 등 역내 유사시 대응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안보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이 대만 분쟁을 포함한 '지역 우발사태'에 본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명시하기 시작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대만 해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대만 분쟁 발생 시 미·중 간 대규모 군사 충돌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의 유기적인 안보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이 주일미군 기지를 타격하고 북한을 부추겨 한반도에서 동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유연한 전력 운용과 한미일 전력의 통합적인 동북아 지역 억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도 지난해 5월 30일 미국의 관심이 대만과 제1도련선(일본 열도, 대만,필리핀을 잇는 방어선)을 중심으로 재편되면 북한이 오판할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발표된 '육군의 전투 방식' 지침은 '전술적 성공을 넘어 작전적 우세를 창출하기 위한 치명성과 타격'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군의 본질을 '관료적 조직'이 아닌 '전투형 군대'로 되돌리겠다는 헤그세스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로 평가된다. 무기체계 측면에서는 육군 장거리극초음속무기 '다크 이글'이 거론된다. 미 의회조사국 자료상 사거리는 약 2775㎞(1725마일)로, 이론상 평택에서 베이징은 사정권 안이다. 다크 이글은 지난해 4월 공식 명칭이 정해졌고 같은 해 6월 인도·태평양에 처음 전개됐다. 다만 한반도 배치에 관한 공식 결정은 공개된 바 없다.

NDS가 본토 공중·미사일 방어와 대드론 체계를 강조한 데서 보듯, 저비용 다층 방어는 미국 국방전략의 핵심 의제로 올라와 있다. 동맹에 일차적 책임을 맡기는 구조에서 한국이 위성·항법 교란, 기간망 마비, 군집 무인기 위협에 어떤 복원력을 갖출지가 한미 논의의 실질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종윤 정치부 부장
이종윤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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