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업계에 불어온 '제로 슈거' 바람
식음료 업계에 불어온 '제로 슈거' 바람

지금은 '제로 슈거' 전성시대

2024. 05.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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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OO 제품, 왜 대세가 됐을까?

건강 관리를 즐겁게, ‘헬시 플레저‘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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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 플레저란?
헬시 플레저인 MZ세대의 운동 영역밸 이용 금액 증가율. ⓒ그래프 신한카드 제공, 연합뉴스
헬시 플레저인 MZ세대의 운동 영역밸 이용 금액 증가율. ⓒ그래프 신한카드 제공, 연합뉴스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란 Healthy(건강한)와 Pleasure(기쁨)를 결합한 단어로 건강 관리의 즐거움을 의미하는 표현입니다. 기존의 건강 관리란 높은 강도의 운동과 저염 위주의 맛없는 식단으로 괴롭다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자기절제 위주의 건강 관리보다 잘 먹는 즐거운 형태의 건강 관리법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멘탈 관리까지 함께하며 신체와 정신이 모두 건강해지는 점이 특징입니다.

헬시 플레저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른 이유는 생산적이고 부지런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긴 시간 이어진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이 크기도 했습니다.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기초 면역력을 높이는 일에 모두 진심이었으니까요. 이때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이 급부상하게 된 셈입니다. 실제로 펜데믹 당시 중장년층에게 인기 있던 등산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골프부터 테니스까지 다양한 운동을 경험하는 분위기로 변화한 바 있습니다.

또한 펜데믹 기간 습관화된 운동과 식단은 SNS 사용도가 높은 MZ세대 사이에서 인증문화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헬시 플레저의 열풍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는데요. '오늘 운동 완료'라는 의미의 게시물은 사람들이 얼마나 운동 및 건강 관리에 충실했는지 보여줍니다.

헬시 플레저가 되는 법
싱잉볼 명상. ⓒ사진 선마을 제공, 뉴스1
싱잉볼 명상. ⓒ사진 선마을 제공, 뉴스1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헬시 플레저가 될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맛있는 건강식을 잘 챙겨 먹는 것입니다. 자기 관리 시대가 도래한 만큼 식품 업계에서는 두부면 파스타, 채식 만두, 콩고기 등 건강을 고려한 여러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맛과 영양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두 번째로 신체를 건강히 하는 것만큼이나 정신적인 휴식도 중요합니다. 충분한 수면과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알찬 나날을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과정에서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나치게 엄격한 자기 관리, 운동 관리는 오히려 독이 되거나 쉽게 번아웃으로 이어져 포기하는 사유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제로 슈머와 제로 슈거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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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소주인 선양 소주. ⓒ사진 맥키스컴퍼니 제공, 연합뉴스
제로 소주인 선양 소주. ⓒ사진 맥키스컴퍼니 제공, 연합뉴스

균형 잡힌 식단으로 관리하며 건강을 챙긴다고 해도 칼로리는 쉽게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에 많은 다이어터들은 탄산음료 선택 시 '무설탕', '0칼로리', '글루텐 프리' 등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하는데요. 건강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제로' 라벨을 찾는 20~30대 MZ세대를 이른바 '제로 슈머(Zero+Consumer)'라고 부릅니다.

이에 최근 식음료 업계에서는 칼로리와 당류가 적은 제로 제품들을 계속해 출시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사실 음료 업계가 제로 슈거 제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과거 2000년대 초반 코카콜라와 펩시 모두 '다이어트 코크'와 '다이어트 펩시'를 선보였으나 기존 제품보다 맛이 현저히 떨어져 혹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설탕을 대신해 사용한 조미료가 당도를 대신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설탕의 감칠맛을 흉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제로 슈거 제품에는 설탕을 대체한 감미료들이 사용됩니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으로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에리스리톨', '말티톨', '스테비아' 등이 있습니다. 수크랄로스와 아스파탐은 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 감미료로 설탕보다 훨씬 더 단맛을 냅니다. 수크랄로스의 경우 제로 슈거 탄산음료에, 아스파탐의 경우 소주나 막걸리 등 주류에 주로 사용됩니다.

제로 제품, 제대로 알고 먹자

사랑받던 제로 슈거 소주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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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소주별 당류 함유량. ⓒ사진 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시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소주별 당류 함유량. ⓒ사진 한국소비자원 제공, 뉴시스

과당을 뺀 제로 슈거 소주가 2030세대 사이에서 한창 인기입니다. 주류업계는 이에 발맞춰 제로 슈거 신제품을 내놓기 바쁜데요. 한 업계 관계자가 "무가당이라는 표시 대신 '제로슈거'로 표시하면 매출이 상승한다"고 밝히며 "음료처럼 제로 슈거를 제로 칼로리라고 착각하는 소비자가 많은 편이다"라고 부연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토록 사랑받던 제로 슈거 소주가 논란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알고 보니 제로 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와 열량이나 당이 큰 차이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요. 건강을 생각하며 제로 슈거 소주를 선택했던 이들은 큰 배신감에 휩싸였습니다. 실제 소비자원이 성인 2,000명을 설문한 결과 68.6%가 '제로 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열량이 크게 낮을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보아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원이 비교한 소주 5종 중 제로 슈거에서는 당이 나오지 않았으나 일반 소주 한 병에 들어 있는 당류 역시 평균 0.43g으로 사실상 제로 슈거로 표시해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온라인거래조사 팀장의 말에 따르면 식품 100ml당 당류 0.5 미만일 때 무당류 강조 표시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일반 소주 한 병과 제로 슈거 소주 한 병의 칼로리 차이 역시 평균 26kcal로, 밥 한 공기 10% 차이에 불과한 셈입니다.

알코올 프리, 근데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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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는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에는 '0.00' 표시가 쓰이고 있는데 소비자의 83.0%(1,660명)가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응답해 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컸다. 사진은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 전시된 비알코올·무알코 맥주의 모습. ⓒ사진 2024년 5월 1일 뉴스1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결과,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는 소비자 오인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에는 '0.00' 표시가 쓰이고 있는데 소비자의 83.0%(1,660명)가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응답해 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것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더욱 컸다. 사진은 지난 30일 서울 송파구 한국소비자원 서울지원에 전시된 비알코올·무알코 맥주의 모습. ⓒ사진 2024년 5월 1일 뉴스1

여러분은 비알코올과 무알코올의 표기에 대한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식약처 표시 기준에 따르면 알코올 함량이 0%일 때 무알코올로, 1% 미만일 때 비알코올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현재 '비알코올'(Non-alcoholic)과 '무알코올'(Alcohol free) 표기가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는 '0.00'으로 표시됩니다. 이때 비알코올 맥주에 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의 알코올이 들어 있음에도 소비자가 무알코올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인 것인데요. 소비자원 설문에 따르면 83%가 '0.0'과 '0.00'의 차이를 모르고 있으며 52.3%가 비알코올 표시를 알코올이 아예 함유되지 않은 '무알코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알코올이 없는 맥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음주를 하면 안 되는 상태의 사람일 경우 주의가 필요한데요. 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원은 식약처를 비롯해 유관 부처와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를 삭제하거나 알코올 함량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 표시 기준을 명확히 바꾸는 것으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쏟아지는 제로 신제품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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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책임질 제로 칼로리 아이스크림

0kcal 스크류바와 죠스바. ⓒ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연합뉴스
0kcal 스크류바와 죠스바. ⓒ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연합뉴스

식료품업계에 제로 열풍이 지속되며 제로 아이스크림까지 출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건강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과 칼로리를 줄이는 제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데요. 대중들에게 친숙한 아이스크림 '스크류바'와 '죠스바'도 0kal 제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설탕 대신 천염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기존 제품의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맛을 매우 흡사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편 해태의 폴라포도 커피맛으로 제로 칼로리 제품이 출시됐는데요. 해당 제품에는 에리스리톨과 말티톨시럽, 수크랄로스 등의 설탕 대체 감미료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0kcal 식혜와 숙취해소제가 있다고?

비락식혜 제로(Zero). ⓒ사진 팔도 제공, 연합뉴스
비락식혜 제로(Zero). ⓒ사진 팔도 제공, 연합뉴스

빙과 업계에 이어 국민 음료인 식혜와 술자리 필수템인 숙취해소제까지 제로 칼로리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팔도 신제품인 '비락식혜 제로(Zero)'는 기존 비락 식혜 맛을 유지한 채 설탕, 당류, 칼로리 모두 제로로 구현해냈다고 하는데요. 전통과 트렌드를 조화롭게 녹여낸 사례로 '건강 음료'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한편 지난 4월 8일 삼양사는 올해 초 출시한 숙취해소음료 '상쾌한 부스터 제로'의 신규 CF '첫 제로편'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상쾌한 부스터 제로는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첨가해 칼로리 부담을 없애고 식용색소와 보존료를 첨가하지 않은 숙취해소음료입니다.

제로 슈거 음료 업계 전망

제로 슈거 음료 성장세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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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슈거 음료 시장 현황

Kotra 해외시장뉴스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2020년 기준 1,253달러로 나타났고 전했습니다. 2030년에는 2,435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7.3%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는데요. 제로 슈거 음료를 연구한 Dinesh, Aniket과 Roshan(2021)의 논문에 따르면 제로 슈거 음료를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도입한 사례가 제로 슈거 음료의 급속한 성장세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합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마켓링크 조사 결과 2022년 국내 제로 탄산 음료 시장 규모는 3,683억 원으로 지난 2020년 924억 원 대비 2년 만에 4배 가량 성장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사이다, 펩시, 밀키스 등 자사의 대표 탄산음료 대부분을 제로 음료로 출시해 국내 제로 음료 시장을 이끈 바 있습니다. 2022년 출시한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탄생시켜 7개월 만에 1억 병 넘게 판매하는 데 성공하며 제로 소주 유행에 앞장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계속 개발 중인 저칼로리 감미료

FDA 승인 저칼로리 감미료. ⓒ자료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제공, Kotra
FDA 승인 저칼로리 감미료. ⓒ자료 하버드 T.H. 챈 보건대학원 제공, Kotra

저칼로리 감미료(Low Calorie Sweetners, LCS)는 설탕, 과당, 시럽과 같은 기존의 고칼로리 감미료보다 그램당 더 강한 단맛을 지니고 있지만 칼로리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3년 5월 기준 FDA에서 승인된 LCS는 아스파탐, 아세설팜 칼륨, 사카린, 수크랄로스, 네오탐, 어드밴탐 6개로 새로운 감미료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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