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노동 인권 무너져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노동 인권 무너져

근로자 안전 사각지대, 경각심 일깨워야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이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모두 598명, 건수로는 584건이었다. ⓒ그래픽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모두 598명, 건수로는 584건이었다. ⓒ그래픽 연합뉴스

산업재해란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하는 노동자의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의미합니다. 노동 과정에서 작업 환경 또는 작업 행동 등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하는 노동자의 피해를 모두 일컫는데요. 건설물, 설비, 원재료, 가스, 증기 등에 의해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 및 부상 당하는 모든 상황이 해당됩니다. 최근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이 많아지며 산업재해의 종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를 기록한 나라입니다. 전 세계에서 산업재해가 제일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사업장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도 처벌이 비교적 가볍기 때문입니다. 몇 년간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노동자 사망 사건을 분석하니 평균적으로 한 400만 원 정도의 벌금을 법인이나 사업주가 받은 걸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범죄의 재범률은 97%에 달합니다.

2022년부터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으나 이듬해에 오히려 사업장의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8명 늘어난 바 있습니다. 이는 법 시행 이후 기업들이 사고 예방보다 최고경영자 면피에 몰두하고 처벌이 지연됨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산업재해 #산재사망률 #중대재해처벌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자동화 시설
끼임 사고 발생 지점 공사장 4층. ⓒ성북소방서 제공, 뉴시스
끼임 사고 발생 지점 공사장 4층. ⓒ성북소방서 제공, 뉴시스

산업재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자동화 설비입니다. 품질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 자동화 설비가 도입되는데요. 이러한 자동화 설비들의 오작동 또는 자동화 설비를 관리하는 기기조작자의 작동 실수 등에 의해 사망하거나 다치는 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동화 설비에서는 끼임 사고가 발생하는데요.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작업자가 점검과 정비를 위해 출입하거나 설비를 사용할 때 안전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미리 안전 조치를 마련하고 관리체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안전 수칙 위반
지난 1월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아파트건설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지난 1월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아파트건설 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전국적인 통계로 보면 전체 사고의 85%가 영세한 사업장에서 발생합니다. 국내 공사현장 상당수는 대기업이 원청업체에 공사를 맡기고 원청업체는 하도급 업체에 일감을 주는 하청 구조인데요.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안전 시설에 투자할 여력이 점점 사라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적은 사업 액수 안에서 저임금으로 이끌어가며 사업비를 절약하는 과정에서 위험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설 업체의 경우 안전보호망이나 안전 조치를 설치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갖춰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안전 조치에 쏟는 돈마저 줄이며 이윤을 창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윤 창출 방식에서 노동자들은 소모품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판넬 해체 작업 중 추락하거나 발판으로 이동하다가 떨어져 숨지는 등의 사고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동화시설 #끼임사고 #작동사고 #안전수칙위반 #안전조치미설치

광주 북구 월출동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한 배터리 생산업체에서 광주시 관계자가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를 계기로 긴급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2024년 6월26일 연합뉴스
광주 북구 월출동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 한 배터리 생산업체에서 광주시 관계자가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를 계기로 긴급 안전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2024년 6월26일 연합뉴스

안전 사고에 무신경한 태도와 미흡한 안전 교육은 심각한 수준의 참사로 이어지곤 합니다. 지난 6월 24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일차전지 제조 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중 다수가 중국, 라오스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임이 밝혀지며 본격적인 업무 전 안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인력파견 업체를 통해 공장으로 보내진 일용직 노동자였습니다.

공장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않았던 일용직 노동자들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밀폐된 공간으로 대피했다가 참변을 당했습니다. 사고 당시 CCTV 화면을 보면 불길이 시작된 시점에 한 노동자가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하는데요. 리튬 배터리의 특성상 연쇄 폭발이 일어날 것임을 미리 교육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를 두고 이주 노동자 인권 전문 변호사는 "업무 전에 화재 발생 시 소화기로 진압할 수 없으니 당장 대피해야 한다는 교육이 반드시 필요했다"라며 한국 산업의 구조와 노동 현장의 실태에 대해 꼬집었습니다. 위급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생긴 사고였습니다.
#안전사고 #안전점검 #안전교육미흡 #노동환경개선

산업재해, 언제 어디에서 가장 많이 발생할까?

부산 사하구 한 식품공장에서 지게차 리프트에 올라 열풍기를 점검하던 70대 작업자가 리프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 뉴스1
부산 사하구 한 식품공장에서 지게차 리프트에 올라 열풍기를 점검하던 70대 작업자가 리프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부산경찰청 제공, 뉴스1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사고에 비해 그 심각성은 생각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요.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업종은 건설업입니다. 그 중에서도 떨어져서 사망하는 사고가 매해 가장 많습니다. 매년 약 500명이 작업 중 떨어져 사망합니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주로 남성이며 산재 사망자 34.8%는 60세 이상 중년입니다. 사회에서 크게 화제가 된 산업재해에 의한 사망사고는 대부분 사회초년생, 청년들에게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년 남성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망하는 경우는 제조업에서 끼임 사고로 사망하는 사례인데요. 매년 약 100명이 끼임사고로 사망합니다. 일상적으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거나 작은 사업장에서도 사망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전국적으로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어 납품하는 회사의 제빵 공장에서는 끼임사고가 반복되며 충격을 안겼습니다.

지난해 발행된 기사에 따르면 위 기업에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설비 가동 중 손 투입 등으로 인한 끼임 사고'는 12건이었습니다. 안전장치가 있는데도 설치하지 않고 손 접촉 금지 스티커조차 없었습니다. 작업안전표준서를 마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인 1조 근로자 배치도 하지 않아 사고에 이르렀습니다. 소비자들은 당시 연이어 발생하는 사고로 해당 기업의 제품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산업재해사망률 #건설업 #제조업 #추락사 #끼임사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노동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현장실습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고장난 기계를 고치려다가 참변을 겪거나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안전 장치로 인해 끼임 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허술한 현장 관리와 과도한 업무량이 사고로 이어지는 발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과거 발생한 현장실습생 사고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마리나 정박 중인 한 요트에 잠수 작업 중 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고(故) 홍정운 군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져 있다. 이 요트 선체에 붙은 따개비를 떼내고자 잠수 작업 중 실습생 홍군이 바다에 빠져 구조됐으나 숨졌다. ⓒ사진2022년 11월 8일 뉴시스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마리나 정박 중인 한 요트에 잠수 작업 중 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고(故) 홍정운 군을 추모하는 조화가 놓여져 있다. 이 요트 선체에 붙은 따개비를 떼내고자 잠수 작업 중 실습생 홍군이 바다에 빠져 구조됐으나 숨졌다. ⓒ사진2022년 11월 8일 뉴시스

2017년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음료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 피해자는 사고 이전에 업무 중 부상을 입어 입원했으나 인력 부족으로 완전히 회복하기 전에 다시 일터로 복귀해야 했습니다. 또한 이때 사망한 학생은 법적으로 금지된 야근을 많이 할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으며 업무 공간에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021년 여수에서는 요트 밑의 따개비를 따던 학생이 잠수 중 익사한 사고는 기본적인 잠수 장비조차 제공하지 않아 발생했습니다. 잠수 자격증은 커녕 수영도 할 줄 모르는 학생에게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이 역시 미성년자인 현장실습생이었으며 잠수 업무를 시키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습니다.

현장실습생의 산재 사고의 원인의 복합적입니다. 학교의 무관심, 정부의 막무가내식 지침 변경, 현장실습생의 값싼 노동력을 착취하겠다는 기업의 입장,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안전 교육 등에서 비롯됩니다. 실습 참여 기관에서 현장실습 관련 법령 위반 및 지침을 미준수한 사례가 적발되는 경우는 굉장히 빈번합니다.

끊이지 않는 10대 청년들의 비극

지난달 전북자치도 전주시 한 제지공장에서 10대 작업자 A 군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4일 유가족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뉴스1
지난달 전북자치도 전주시 한 제지공장에서 10대 작업자 A 군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 4일 유가족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뉴스1

지난 6월 16일 오전 전주시의 한 제지 공장에서 19살 청년이 혼자 기계 점검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지난해 3개월간 해당 공장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마친 뒤 졸업 후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6개월째 근무 중이었습니다. 사망 원인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나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2인 1조로 근무해야 할 현장에 혼자 근무하고 있었던 점을 꼬집었습니다.

이에 따라 안전 매뉴얼이 정확히 지켜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당 사고는 교육부가 "직업계고 현장실습은 안전이 검증된 산업체에서 직업교육훈련을 받고 있다"면서 "직업계고 현장실습 안전사고 및 권익 침해 예방 및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밝힌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발생했습니다. 산재 사고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현장실습생 #특성화고등학교 #미성년자 #과도한업무량 #안전장치부재 #안전매뉴얼

안심할 수 있는 일터를 위한 대책 방안

중대재해예방 설명회. ⓒ사진 서울시 제공, 뉴스
중대재해예방 설명회. ⓒ사진 서울시 제공, 뉴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습니다. 국회는 지난 2021년 사회적 파장과 여론의 요구를 수용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공포했고 2022년 1월 27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기업의 안전보건 조치를 강화하고, 안전 투자를 확대하여 중대산업재해를 예방,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안전 및 보건 확보 4가지 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시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노동자 사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벌금 10억 원 이하의 처벌을 받습니다. 해당 법안은 산업재해 발생을 실질적으로 제지해보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되었습니다.

해당 법이 예방하고자 하는 중대산업재해란 노무를 제공하는 자가 업무와 관계되는 건설물, 설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업무로 인하여 발생하는 사망, 부상, 질병을 의미합니다. (① 사망자 발생 1명 이상, ②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 필요, ③ 직업성 질병자 3명 이상)

안전 및 보건 확보 4가지 조치 의무

1)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2)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이행에 관한 조치
3) 중앙행정기관 등이 관계 법령에 따라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4) 안전·보건관계법령상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산업재해예방 #중대재해처벌법 #안전및보건조치의무 #중대산업재해

2024년 1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총 138명으로 전년 동기 128명 대비 10명이 증가했습니다. 가장 사고 사망자 수가 많았던 업종은 64명으로 건설업이었으며 부딪힘, 깔림 및 뒤집힘에 의한 사고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였으나 떨어짐, 끼임, 맞음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사망자가 증가한 것은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회복 흐름을 보임에 따라 관련 업종의 산업활동 증가 등과 맞물려 1분기 사고사망자 수가 증가한 경향으로 보여집니다. 이에 정부는 향후 사망사고가 감소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사고 다발 업종을 대상으로 집중 지도, 점검을 실시하는 정책 역량을 펼칠 계획입니다.

필수로 진행되는 안전 보건 교육

반도건설 외국인 근로자 품질시공 및 안전 교육 모습. ⓒ뉴시스
반도건설 외국인 근로자 품질시공 및 안전 교육 모습. ⓒ뉴시스

특히 작년 하반기부터는 근로자와 관리감독자의 채용과 정기교육 시 위험성평가에 관한 사항이 추가되었는데요. 이는 사업장 스스로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과정입니다. 이를 통해 산업현장의 안전의식은 더욱 강화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정부가 소규모 사업장 등에 대해 재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업종별 재해 예방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① 사고성재해 집중관리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재해통계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선정한 고위험 사업장 또는 건설현장에 대한 기술지도와 위험성 평가 등을 지원
- 재해발생 위험이 높은 50인 미만의 제조 및 서비스업, 공사금액 1억원 미만 건설 현장 등을 대상으로 지원
- 민간재해예방기관의 컨설턴트가 방문해 위험요인을 개선하고 안전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

② 화학사고재해 집중관리
- 화재, 폭발 및 독성물질누출 등 중대산업사고 발생 고위험 설비 등에 대해 심사하고 공정안전보고서를 심사하고 확인
- 화재와 폭발 등 유해 위험물질 다량 취급 사업장과 고위험 화학제품 제조업에 대한 화학사고 예방을 위해 방문 기술지도 진행
#현장점검 #안전수칙강화 #안전보건교육 #사고다발업종집중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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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망…인권위 "학생안전 왜 경시하나"

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망…인권위 "학생안전 왜 경시하나"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10월 여수 사고…'무면허 잠수' 중 참사 인권위 "수차례 제도 개선에도 비극…재발 막아야" 2차 추경서 '현장교사' 29% 감액…"집행률 낮아서" 교육부 "10대 개선 추진…2학기 전 지침 마련"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여수 현장실습생 사망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직업계고 학생들의 실습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25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22일 '2021 인권상황 보고서'를 통해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청소년들이 학교와 실습현장 양쪽에서 모두 부당한 대우와 인권침해를 경험하고 있는 문제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실습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한국 사회가 현장실습생을 학생이 아닌 저임금 노동자로 취급하고 이들의 안전과 인권을 경시해 왔다는 지적을 중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이들의 활동이 노동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두터운 법·제도적 보호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교나 기업 중 조금이라고 학생들을 부당하게 대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잘 찾아갈 수 있게 도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전남 여수의 한 선착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3 학생 A(18)군이 잠수 작업 도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의 합동조사에 따르면, 해당 사업주는 잠수 면허도 없는 A군에게 현장실습 시작 10일 만에 무게 12㎏의 납 벨트를 차고 요트 밑바닥 이물질 제거 작업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이전에도 현장실습생 사망 사고가 있었고 그때마다 정부의 개선 방안이 나왔지만, A군의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권위는 "2012년 울산 신항만 공사 작업선 전복, 2014년 울산 자동차 하청업체 공장 지붕 붕괴, 2017년 제주 생수공장 안전사고 등으로 청소년이 현장실습 도중에 생명을 잃었다"며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안전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해 각종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2017년 1월 전주의 한 고객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하자 정부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제도 개선방안'(2017년·부처합동), '학습 중심 현장실습 안정적 정착 방안'(2018년·교육부), '직업계고 현장 실습 보완 방안'(2019년·부처합동)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수 사고가 발생했고, 교육부는 그해 12월 '직업계고 현장실습 추가 개선방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올해 상반기 현장실습 기업 전주조사를 실시하는 등 10대 중점과제를 통한 제도 개선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장실습이 시작되는 9월 전 10대 과제 내용이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침 마련과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동안 현장 의견수렴을 거쳤고 전담 노무사 확충, 법 개정을 위한 의원실 설득 등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현장실습에 참여한 직업계고 학생은 총 2만5636명으로, 올해도 2만명 이상이 현장실습에 나갈 전망이다. 그런데 지난 5월, 교육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의결 과정에서 '기업현장교사 사업비'가 당초 205억원에서 145억원으로 60억원(29%) 감액됐다. 해당 사업의 지난해 예산 집행률이 54.9%로 낮았다는 이유였다. 기업현장교사는 현장에서 실습 참여학생을 1대 1로 지도·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사업 취지대로 현장교사와 실습생의 1대1 매칭은 어렵겠지만, 부족하진 않을 것"이라며 "예산 집행률이 낮은 상태로는 신규 사업 발굴이 쉽지 않아 일단 집행률을 높인 뒤에 추후 사업 추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현장교육 시설이나 교사 등이 전혀 준비돼 있지 않은 현실에서 정부가 지원 방안을 내놓거나 예산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여수 현장실습생 금지업무 '잠수' 표시됐는데…학교 '적절' 평가

여수 현장실습생 금지업무 '잠수' 표시됐는데…학교 '적절' 평가

(여수=뉴스1) 박진규 기자 = 최근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현장실습학생 사망 사고가 교육청의 점검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원내대표)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잠수 작업은 학생이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작업이었다"며 "학교와 교육청의 기업 실태점검이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사망 학생의 '현장실습 기업선정 기준' 작성자료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제65조에 의거한 사용금지 기업은 아닌가'라는 질문과 함께 사용금지 기업으로 '잠수 업무'가 명백히 표시돼 있었으나 학교에서는 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현장실습 실태점검 및 지도·감독 결과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위반 사실이 없는가?', '기업의 안전 및 보건 관리 수준은 적절한가?'의 항목도 적절한 것으로 체크돼 있었다. 위험한 잠수 작업을 하면서도 '2인 1조'가 아니라 학생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돼 기업에 대한 점검이 부실했음이 드러났다. 문제는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서도 나타났다. 학교장의 확인 도장이 찍혀있는 현장실습기업과 해당 학생의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는 현장실습 초기의 적응기간, 집체교육 훈련 시 1시간당 휴식시간, 현장실습 수당을 적는 공간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었음에도 협약체결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민정 의원은 "이번 사고도 다른 현장실습 사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와 교육청의 현장실습 기업과 내용에 대한 점검 부실이 원인"이라며 "사고를 당한 학생은 단순노동을 하는 위험업무에 나가서 제대로 된 안전점검도, 안전조치도 받지 못한 전형적인 인재"라고 질타했다.

고3 현장실습 중 사망사고로 징계받은 학교장, 행정소송 각하

고3 현장실습 중 사망사고로 징계받은 학교장, 행정소송 각하

고3 현장실습 중 사망사고로 징계받은 학교장, 행정소송 각하 0 광주지법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C0A8CA3C000001544BEEFC050000E5FC_P4.jpeg Y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고3 현장 실습생의 사망사고와 관련, 경징계받은 교장(당시 교감)이 행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각하됐다. 광주지법 행정1부(박상현 부장판사)는 전남 모 고등학교 교장 A씨가 전남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견책처분 취소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각하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학교 3학년이었던 고(故) 홍정운 군은 현장 실습을 하던 2021년 10월 6일 오전 전남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 마리나 요트 계류장에서 업체 대표의 지시를 받고 요트 바닥 따개비를 제거하다 숨졌다. 전남교육청은 특정감사를 거쳐 당시 교감이었던 A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번 소송으로 원고가 구할 법률상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견책은 훈계 처분에 불과해 승진이나 승급이 제한되는 불이익이 없다"며 "특히 원고는 이 사건의 조사를 받던 중 해당 학교의 교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명예·신용 등 인격적인 이익을 침해받았다더라도, 이는 법률상 이익에 해당하지 않아 이번 소송은 부적합하다"고 각하 사유를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일하다 숨진 19살 청년의 수첩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일하다 숨진 19살 청년의 수첩

[파이낸셜뉴스] 전북 전주시 한 제지공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19세 노동자의 수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6개월 차 신입사원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22분께 전주시 팔복동 한 제지공장 3층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가 숨졌다.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던 그는 지난해 이 공장으로 현장 실습을 나왔고, 이후 학교를 졸업하면서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사고 당일 혼자 설비실 갔다가 변...생전 쓰던 수첩엔 목표&middot;계획 빼곡히&nbsp; 사고 당시 A씨는 6일가량 멈춰 있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혼자 설비실로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가 생전에 쓰던 수첩에는 그의 목표와 계획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지난 20일 MBC가 공개한 A씨의 수첩에는 ‘2024년 목표’로 ‘하기 전에 겁먹지 말기’, ‘구체적인 미래 목표 세우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월급과 생활비, 적금에 대한 계획도 적혀있었다. 군대에 가기 전 모아야 할 돈도 정해놨다. 다른 수첩에는 ‘조심히 예의 안전 일하겠음. 성장을 위해 물어보겠음. 파트에서 에이스 되겠음. 잘 부탁드립니다. 건배’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는 신입 직원 환영회를 앞두고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 &quot;2인 1조라면 빠른 조치 가능했을 것&quot; 사고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되도록 수사에 진척이 없자, 유족은 지난 20일 고용부 전주지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족은 “너의 삶이 이렇게 끝나버린 것이 너무나 억울하고 가슴 아프지만 너의 존재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사랑을 주었는지는 잊지 않을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족과 노동단체는 유해 물질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박영민 노무사는 “A씨는 사고 후 1시간가량 방치됐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며 “종이 원료의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는데도 왜 설비실에 혼자 갔는지, 2인 1조 작업이라는 원칙은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고 지적했다. 또 김현주 전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는 “A씨는 평소 엄마에게 본인은 1, 2층에서 일하고 3층은 고참 선배들이 작업해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A씨는 3층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다”며 “성실하고 밝은 모습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19세 청년이 왜, 어떻게 사망하게 되었는지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장 측 &quot;과로&middot;사고 정황 없어.. 성실히 협조할 것&quot; 공장 측은 A씨가 숨진 다음 날과 그다음 날 회사와 안전보건공단이 현장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했지만 검출되지 않았고, 가동 전 설비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순찰하고 있었기 때문에 2인 1조가 필수도 아니고, 초과 근무 사실도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고용부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nbsp; 수사 당국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고, 안전 작업을 위한 매뉴얼이 지켜졌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부검 결과는 2~3주 뒤에 나올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안가을 기자

공장서 숨진 19살…펼쳐 본 수첩엔 펼치지 못한 꿈들이

공장서 숨진 19살…펼쳐 본 수첩엔 펼치지 못한 꿈들이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주페이퍼에서 근무하던 도중 쓰러져 숨진 10대 청년노동자가 작성했던 수첩이 공개됐다. 24일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근무 중 숨진 A(19)군이 생전 작성했던 수첩 내용을 공개하며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해당 메모에는 A군이 이루고 싶었던 장래의 계획과 업무 숙지를 위한 기초 내용 등 다양한 내용이 기록돼있었다. A군은 올해 1년 동안의 목표를 세우면서 "예체능 계열 손대보기" "사진 많이 찍어두기" "엑셀, 파포(파워포인트), 영어는 조금 해놓아야 일하는데 수월함" 등 자신의 꿈과 업무를 위해 해야 할 일도 적어놨다. 근무 시간대에 맞춘 시간표를 각각 구분해 적어놓으며 공부와 독서, 운동 등을 언제 할지도 세세하게 기록했으며 일하면서 모일 월급을 계산한 후 이후 군 입대 계획까지 짜놓기도 했다. 펄프 종류 등을 적은 작업 관련 메모 사이에는 "안전하려면 자기가 일하는 설비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조심히 예의(있게) 안전(하게) 일하겠음" "파트에서 에이스 되겠음"과 같은 다짐까지 작성돼 있었다. 민주노총은 "최근 있었던 고용노동부의 현장점검 직전 사고 현장을 사측이 청소를 하며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상규명을 안 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유가족과 시민단체 모두가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오는 25일 전주페이퍼 공장 앞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재차 열 계획이다. 지난 16일 오전 9시22분께 전주시 팔복동의 전주페이퍼 공장에서 A군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A군은 배관 점검을 위해 홀로 배관실에 갔으며 이후 A군은 연락이 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료가 배관실에서 쓰러진 상태의 A군을 발견했다. A씨는 소방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전주페이퍼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장소가 밀폐된 공간도 아니었고 보호장구나 2인 1조 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 점검·순찰 작업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