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곧 가정과 학교, 부모와 선생의 진심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겠는데요. 긴 시간 소년법정을 담당했던 천종호 판사는 소년범죄의 대표적 원인으로 '애착손상'을 꼽았습니다.
애착손상이란 위기 상황 또는 중요한 욕구가 있을 때 돌봄을 기대한 대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처를 의미합니다. 대다수의 아이들이 가정이 해체되는 가정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존재를 찾게 되기 마련이죠. 이때 부재한 보호자의 자리는 이미 위기 청소년이 된 선배나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차지하게 됩니다.
처지가 비슷한 가출 청소년끼리 모여 집단생활을 하는 걸 '가출팸'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는 마치 각자 본래의 가정이 해체되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었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인 아이들은 의리를 지키기 위해 범죄 현장에 따라가고 작은 시비에 휘말려 위험한 일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리고 끝내 충동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범죄에 연루되어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이죠.
경찰학연구 제23권 제1호 '타인과의 애착변화와 비행경로의 관계'에 따르면 애착은 사회통제이론에서 인습적인 사회와의 유대가 범죄를 억제하는 주요한 기제라고 보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특히 '타인과의 애착변화와 비행경로의 관계' 내의 기술통계 표에 따르면 비행 친구와의 관계는 증감을 반복하지만 대체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애착'의 중요성은 가출 청소년들의 어두운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은 영화 <박화영> 에서도 등장합니다. 주인공 화영은 이름 대신 '엄마'라고 불리며 자신의 자취방을 가출 청소년들이 생활할 수 있도록 내어줍니다. 그녀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결핍을 다른 아이들에게 스스로를 엄마라 자처하며 채우려고 애씁니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녀가 자신이 받지 못한 감정을 베풀며 존재를 증명하려는 과정"이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박화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