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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美-中 뜨거운 오일전쟁/노시성 LA특파원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27 14:44

수정 2014.11.06 06:50



지난 1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다.

최근 급등하는 국제유가 때문에 중국의 급증하고 있는 원유 수요가 양국간 협상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양국의 원유 확보 경쟁에 우려를 표시했으며 중국의 원유 수요 급증이 원유가 상승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국제 원유가는 배럴당 72.40달러를 기록했으며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로 치솟았다. 지난해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이후 국제 유가가 연일 최고 가격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커먼웰스 은행의 선물 시장 전문가인 토빈 고레이에 의하면 유가 급등은 아직 시작에 불과할 뿐이고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한다.
단기간에 유가의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세계 제2의 원유 소비국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었고 일일 소비량은 650만배럴로 세계 최고인 미국의 일일 소비량 2000만배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원유를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자원부 보고서에 의하면 급성장한 중국의 자동차시장 때문에 중국의 일일 원유 수요는 오는 2025년께 1420만배럴로 증가할 것이고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은 일일 소비량 2000만배럴로 그중 6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행정부의 안보대책 보고서는 중국의 원유자원 확보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포함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가지 경제제재를 고려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이 유엔 안보리에 협력하지 않고 이란과 위험한 계약을 하는 등 오히려 원유 자원 확보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1월 중국 정부 소유의 석유회사 시노페는 이란의 ‘야다바란’ 원유 생산시설 투자로 700억달러의 계약을 했다. 이곳의 생산 시설은 완성된 후 일일 생산량이 30만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의 마이클 그린 교수는 중국은 이란뿐만 아니라 비안전지역인 수단 및 버마와 공격적으로 장기 원유 공급계약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린 교수는 “중국은 그러한 계약 체결이 단순히 우호적일뿐이고 그 나라의 내정간섭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이러한 계약은 독재정권에 뒷돈을 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죌릭 국무부 부장관은 “이제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책임있는 관리자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미얀마나 수단 같은 국가와 원유 계약을 재검토할 것을 중국에 제안했다.

중국의 이러한 제재 국가들과의 계약은 결과에 대해 무분별한 일일뿐만 아니라 보다 나쁜 징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80년도에 일본에 주어졌던 ‘상업주의’라는 단어가 이제 중국을 묘사하는 단어로 미국 관리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부터 중동에 이르기까지 원유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중국의 활동은 미국에 위협이자 비난거리로 등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해외관계 위원회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는 중국의 상업주의에 대해 여러 견해를 가질 수 있으며 중국은 현재와 같은 경제발전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국제전략연구소의 베이트 길은 “미국은 중국의 어쩔 수 없는 절박한 원유확보 활동을 사실 이상으로 확대해 문제시하고 있으며 싸워야 할 경쟁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현재 엄청난 양의 석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가 전체 에너지의 12%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핵에너지 사용 개발을 계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쨌든 이제 원유 자원의 확보에 대한 양국간의 경쟁은 놓아버릴 수도 밀릴 수도 없는 줄다리기 같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ssn5301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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