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국회서 낮잠..재계 “15조원 날아갈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이 늦어지면서 재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2월 중 국회 통과가 무산될 경우 4월 총선 등으로 비준이 하염없이 늦어질 수 있는데다 이 경우 FTA의 효과도 반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한·미 FTA 민간대책위원회 사무국을 맡고 있는 무역협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재계는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장과 통일외교통상위원장, 주요 정당 대표 등을 상대로 조속한 FTA 비준을 요청했으나 현재 통상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는 등 처리가 마냥 지연되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FTA는 양국간 경제나 시장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한국에 이익이 된다는 점이 자명하다”면서 조속한 국회 비준을 호소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종남 조사2본부장은 “그동안 수차례 성명서도 발표하고 조기 비준을 요청해 왔지만 늦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적어도 이번 회기 안에 국회에 상정이라도 해서 논의가 이뤄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도 “2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면서 “만약 2월 국회에서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하면 4월 총선과 이후 원구성 등으로 비준안 처리는 하염없이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FTA 비준이 늦어지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 증대와 대외 신인도 상승 등을 고려할 때 FTA 비준 지연에 따른 기회 비용이 상당한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미 FTA가 지연될 경우 수출 확대 지연 등에 따른 기회비용 손실이 엄청난 규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1개 국책 연구기관의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미 FTA가 1년간 지연될 경우 한국이 지출하게 되는 기회 비용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미 실현 및 후생, 수출입 손실, 외국인 직접투자 등을 포함해 15조원에 달한다.
최근 미국의 경기 둔화와 국산 제품 경쟁력 약화로 한국산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고 주요 전자제품의 매출 증가율 또한 둔화되면서 한·미 FTA 비준 지연에 대한 기업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기 둔화와 가격경쟁력 약화 등으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한·미 FTA를 더 이상 미룰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는 한국 경제 재도약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국민이 바라고 있으며 상당수 국회의원도 공감하고 있는 한·미 FTA 비준이 정치 일정 등 때문에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산 쇠고기 문제도 한·미 FTA 비준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장은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FTA 비준 추진과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미 행정부와 미 의회의 지도부가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미 FTA에 대한 비준동의안 제출과 통과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FTA에 대한 미국 의회의 인준이 의회의 여름 휴회 기간인 8월 초까지 완료되지 않으면 내년까지 미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이 단장은 “미 부시 행정부가 올해 안으로 한·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고 그렇게 처리되면 미 대선 결과와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면서 “힐러리와 오바마가 자동차와 관련해 한·미 FTA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적이 있지만 미 의회에서 인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김용민 홍창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