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공공SW 입찰때 대기업-中企 컨소시엄에 가산점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22:15

수정 2010.02.04 22:15

정부가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사상 첫 소프트웨어(SW) 종합대책인 '소프트웨어 강국 도약 전략'을 서둘러 내놓은데는 최근들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신산업에 대한 대처를 못하면서 IT강국의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정부는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 하드웨어(HW)에서 SW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데도 국내 IT산업 구조는 아직도 HW 위주의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IT시장은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SW 중심의 혁신적인 융합상품을 탄생시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국내 IT업체들은 이같은 기류에 대처하지 못해 허둥대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식경제부 임채민 차관은 "글로벌 IT시장은 SW 비중이 2002년 HW부문(22.4%)을 추월하며 2008년 기준 30%를 차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IT시장은 HW 비중이 73%나 되는 반면 SW 비중은 8%에 불과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때문에 1조달러에 달하는 세계 SW시장에서 한국의 시장규모는 고작 1.8%로 한국기업의 세계시장 진출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내 IT시장이 앞선 HW 경쟁력과 우수한 IT인프라, 전자정부 경험 등 글로벌시장 진출에 유리한 테스트베드를 갖추고 있어 이같은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SW산업 생태계 개편 △융합 신수요 활용 강화 △고용 및 투자확대 △기술개발 및 해외진출 등 부문별 4가지 핵심과제를 선정하고 국내 SW산업 육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공공SW 입찰 때 중소업체 컨소시엄에 가산점

우선 정부는 국내 중소 SW업체 육성을 위해 SW산업 생태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공공SW 시장에서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재 갑·을의 관계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갑·갑의 발전적 관계로 바꿔 협력과 상생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80억원 이상 대규모 공공SW 입찰 때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이룰 경우 기술평가에서 가산점을 줘 우대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입찰 때 기술부문 비중은 70∼80% 수준이므로 가산점은 낙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이미 시행하고 있는 분리발주 의무화와 대기업 참여하한제가 예외규정으로 인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보고 앞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해 중소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 인터넷망 개방 콘텐츠시장 육성

민간부문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모바일 인터넷망을 개방하기로 했다. 앱스토어와 같은 콘텐츠 직거래장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무선 인터넷망을 개방해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이통사와 관계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모바일 인터넷망 개방 등에 대한 법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이동통신사와 콘텐츠 공급업체(CP)간 정보이용료 수익배분 가이드라인도 이행점검하기로 했다.

■임베디드SW 국산화율 대거 상향

정부는 국내 IT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인 임베디드SW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휴대폰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변화에 대응해 국내기업 주도의 스마트폰용 SW플랫폼 확보를 집중 지원하고 데이터요금 무한정액제, 무선인터넷망 개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08년 15% 수준인 국산화율을 2013년까지 25%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자동차도 차량혁신IT센터에 대한 지원을 19억원(2009년)에서 올해는 50억원까지 늘려 자동차용 전장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AUTOSAR) 기반의 운영체제 등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조선·로봇 분야는 지능형 디지털 선박통합관리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용 무선통신을 지원하는 한편 로봇응용SW 개발 및 오픈마켓을 통해 로봇기술 사업화도 촉진할 계획이다.

■SW-서비스간 융합 통해 신시장 발굴

정부는 아울러 SW와 서비스 융합을 통한 신 비즈니스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석유공사의 유류가격공시제도처럼 SW와 서비스간 융합을 통해 서비스시장의 블루오션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0년 버스정보, 교통정보, 위해식품정보 등 국가서비스 10개를 공개하고 2013년까지 100대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 오는 3월 지식경제부, 문화부, 방통위와 공동으로 3차원(3D) 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해 휴대폰, 디지털TV·3D기기 등에 탑재되는 플랫폼, 게임 등을 개발해 제품·플랫폼·게임의 패키지 수출지원 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다.

정부는 SW 신수요 창출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SW와 산업융합분야를 대상으로 2012년까지 1조원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이밖에 SW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2013년까지 지난해의 2배까지 늘리고 전략적인 해외진출 지원과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선단형 진출을 장려할 예정이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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