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기업 온실가스 감축 적극 나서야/문정호 환경부 차관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겨울은 어찌나 추웠는지 ‘미니 빙하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 와중에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코펜하겐 회의는 눈보라와 추위 속에 성과 없이 끝났고 설상가상 2007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에서는 일부 집필진의 편향된 시각과 내용의 오류가 밝혀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지구온난화 이론의 수난시대였다.

그런데 올 여름은 무척이나 덥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지구촌이 폭염에 휩싸인 것처럼 유럽은 연일 40도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주요 도시 기온은 38도에 육박하는 폭염에 의해 캘리포니아에서는 160여명, 일본에서는 9일간 80여명이 사망했다.

지난 7월 19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 국립기후자료센터(NCDC)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6월 지구 평균기온은 16.2도로 20세기 평균보다 0.68도 높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달이었다. 한 달은 우연이라 하더라도 올해 3월부터 6월은 해당 월별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다. 다시 3∼4개월 정도는 일회성일 수 있다 치고 확인해보니 지구 월평균 온도가 1985년 2월 이래 304개월째 20세기 평균보다 높다. 이쯤 되면 일회성 현상이 아닌 기후 변화의 큰 흐름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기후 변화는 이미 모두가 공감하는 전 세계적인 문제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인위적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두가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인류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코펜하겐에서 “나부터 먼저 변화하자(Me First)”고 천명한 바 있다.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는 온실가스 기준 연간 이산화탄소 2만5000t 이상을 배출하는 사업장을 합쳐 12만5000t 이상 배출하는 관리업체를 지정해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하는 제도다. 이는 우리나라가 환경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자랑할 만한 핵심 사업이다. 이 제도로 전국 600여개 사업장,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가 관리되므로 200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유럽연합(EU)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선도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 제도가 산업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은 에너지 효율을 높여 국제유가 민감도가 낮아져 경영에 도움이 된다. 이제는 중국·인도와의 비용 경쟁이 아닌 친환경·고부가가치 창출의 선진국형 경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둘째,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지 않는 국가의 물품에 탄소관세를 부과하는 등 환경규제를 국제적인 무역장벽으로 활용하는 국제적 움직임에 대비할 수 있다. 셋째, 세계시장에서 친환경 이미지 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해주며 국격을 향상시키는 첨병이 된다.

규제는 기업에 독처럼 보인다. 그러나 잘 만든 규제는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을 앞당긴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이는 미꾸라지 수송 시 메기를 함께 집어넣어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와 같다.

지난 1998년 도입된 자동차 연료품질 기준이 좋은 예다. 이 기준은 도입 당시 정유업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약 7조8000억원이 투입됐지만 업계는 이 기간 53조원의 수출 실적을 냈다.

실내공기질관리법도 긍정적 효과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법은 포름알데히드 등 6개 물질의 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했고 결과적으로 친환경 도료와 바닥재 시장을 2조원 규모로 키웠다. 이처럼 환경을 살리면서 경제효과도 톡톡히 누린 사례는 다양한 부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반면 적절한 규제를 하지 못해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미국 자동차업계의 사례는 기술규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이로 인해 리사 잭슨 미 환경청장은 앞으로 규제를 강화해 기술혁신을 촉진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추어 환경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가 아닌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해 주는 신성장 동력임을 기업 또한 인지하고 먼저 앞장서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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