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공정률 68% ‘안전’을 짓습니다”

유영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 경북 경주 양북면에 건설 중인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입구 전경.
【경주=유영호기자】 지난 6일 경북 경주 양북면 봉길리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방폐장) 건설 현장.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대왕의 수중릉을 끼고 해안도로를 따라 언덕을 돌아가자 거대한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공사 현장 곳곳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인부들의 모습은 공사가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했다.

경주 방폐장은 국내 최초의 방폐물 영구처분시설로 총면적은 214만139㎡ 규모다. 총 80만드럼 중 1단계 사업으로 10만드럼 규모의 처분시설이 아시아 최초로 동굴처분 방식으로 건설되고 있다. 공사비만 1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난 2005년 11월 주민투표 끝에 방폐장을 유치한 뒤 2008년 8월 착공했다. 당초 지난 6월 준공 예정이었지만 연약한 암반 등으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어 준공 시기가 오는 2012년 12월 말로 30개월 연장됐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공정률은 68.14%를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윤호택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사업본부장은 “시설의 핵심인 사일로(방폐물 보관창고) 부근의 암질 등급이 예상보다 낮아 보강작업을 진행하느라 공사 기간이 다소 늘어났다”며 “그러나 수정된 계획에 따라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일각의 우려와 달리 안전성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동굴 굴착 장면.

공사 현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지하로 뚫린 커다란 동굴 두 개였다. 건설동굴과 운영동굴로 나눠 동시에 발파 및 굴착작업이 진행 중이다. 안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두 동굴 모두 경사각을 약 10도로 설정, 100m 진행 때마다 깊이가 10m 깊어지는 방식으로 파내려가고 있다. 두 개의 동굴은 해수면 아래 80∼130m 위치에 폐기물을 처분하는 6개의 대형 사일로로 이어진다. 높이 50m, 넓이 25m로 만들어지며 두께 60㎝의 콘크리트로 둘러싸이는 사일로에는 각각 약 1만6500드럼 규모의 폐기물이 300년간 보관된다. 윤 본부장은 “폐기물 내 방사능은 각각의 고유 반감기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 세기가 감소한다”며 “이곳에 보관될 중·저준위 폐기물은 일반적으로 반감기를 10회(300년) 거치면 더 이상 방사선을 방출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지상에서는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기에 앞서 적합성 검사를 수행하기 위한 인수저장건물 등 9개 건물의 건설을 이미 마무리했다. 방폐공단은 울진 원자력발전소의 임시저장고가 포화상태에 이름에 따라 우선 인수저장건물(시설용량 6000드럼)을 활용할 계획이다. 경주시와 정부가 인수저장건물 임시사용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르면 연내 반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이 반입될 경우 경주시는 1500억원의 특별지원금을 비롯해 드럼당 63만7500원의 반입수수료를 받게 된다.

▲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인수저장건물 내부 전경.

납품이 늦어져 인수저장건물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했던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기도 이날 오전 정상적으로 설치돼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현장 관계자는 “처분시설 공기 연장에 따른 검사설비 운영시기를 고려하다 보니 해당 기기의 설치가 조금 늦어졌다”며 “그러나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기의 경우 사일로에 방폐물을 저장할 때 사용하는 장비로 임시사용의 안전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윤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인수저장건물은 현재 폐기물이 저장돼 있는 원전 임시저장건물보다 보수적 기준으로 설계·시공됐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선 문제가 없다”며 “방폐물 해상운송 역시 안전성에 가장 무게를 두고 국제안전규제 기준에 맞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폐공단측은 1단계에 이은 2단계 처분시설(12만5000드럼) 건설사업과 관련, 동굴을 파지 않고 지상에 차곡차곡 쌓아놓는 천층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웃한 일본이 천층방식의 처분장을 운영하고 있다. 성사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동굴·천층방식을 모두 건설·운영하게 되는 셈이어서 향후 방폐장 수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본부장은 “경주시와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2단계 추진계획 설명회, 지역주민 의견수렴 등 적절한 절차를 거쳐 2단계 처분방식 등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yhryu@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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