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브라질 “동국제강·포스코 대환영”..제철소 부지 조성 한창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9 17:17

수정 2011.01.09 17:17

▲ 브라질 세아라주 페셍산업단지 내에 600만t 규모 고로제철소 건설 부지 조성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페셍항만에선 철강원료 하역과 완제품 수송을 위한 부두 건설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폭 120m의 거대한 페셍제철소 전용부두는 오는 2014년 제철소 준공에 맞춰 완공된다. /사진=정상균기자

【포르탈레자(브라질)=정상균기자】 "뱅 빈두 아 비지타 지 조르날리스타 코레아누."(Bem vindo a visita de jornalista coreano·한국기자 방문을 환영합니다).

페셍산업단지 관계자는 한국에서 처음 찾아온 기자를 보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는 "최고의 한국 기업들(동국제강, 포스코)이 참여하는 세아라주 제철소 건설에 브라질 사람들도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제철소 건설을 약속하고 변치 않고 추진한 한국인에 대한 깊은 신뢰였다.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9시. 페셍산업단지 내 제철소 부지(980ha)에서 보는 지평선은 넓었다.
수목은 대부분 제거돼 모래, 흙들이 허옇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한편에선 10여대의 포클레인이 흙을 파내며 대규모 배수로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국에서 알려진 것보다 브라질 제철소 부지공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가 탄 4륜구동 자동차는 속도를 내고 달렸다. 제철소 부지를 포함해 페셍산업단지 모두를 둘러보는 데 1시간 이상은 걸릴 정도로 규모는 엄청났다. 에드와드 네이 CSP(동국제강과 발레 합작사) 기술자문역은 "1차로 300만t 고로 건설에 필요한 부지는 대부분 조성됐다"며 "추가 건설을 감안해 여유 부지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원료를 옮겨주는 대형 컨베이어벨트는 거대한 뱀처럼 모래언덕을 타고 한창 건설 중이었다. 총 길이가 9㎞로 인근 페셍항만에서 산업단지까지 이어진다. 특히 먼지 없이 원료를 이송하는 밀폐형 파이프 형태의 친환경 방식이다. 에드와드 자문역은 "컨베이어벨트 공사는 이미 60% 이상 진행 중이며 올해 5월에 1차(석탄 이송용)로 완공한다"며 "추가로 제철소 확장을 감안해 컨베이어벨트의 원료 이송능력을 4개 라인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건설 중"이라고 했다.

▲ 브라질 세아라주 페셍산업단지에 총길이 9km에 달하는 대형 컨베이어벨트가 공사가 한창이다. 페셍항에서 제철소까지 이어진다. 오는 5월 1차(석탄 이송용)공사가 완공된다. 먼지없이 원료를 이송하는 친환경 밀폐형 파이프 형태로 건설된다. /사진=정상균기자

■세아라주 정부·주민들 전폭적 지지

페셍제철소가 위치한 페셍산업단지는 세아라주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산업단지는 수출촉진지역으로 지정돼 입주기업들은 상당한 세제 혜택은 물론 주정부에서 부지, 도로, 항만, 배수로 등 인프라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과일, 목축 등 농축산업이 주류였던 낙후된 세아라주가 페셍산업단지를 철강, 화학, 에너지산업단지로 만들고 항만은 브라질 최대 수출입항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에서다.

특히 기간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 기대되는 페셍제철소에 대한 세아라주 정부의 지원은 남다르다. 페셍제철소는 수입세, 사회복지세 등 연방세금 100% 면제, 법인세 10년간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받는다. 실제로 30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로 세아라주의 산업유발 효과는 크다. 세아라주 산업계는 15% 이상 성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건설 인력 1만5000명,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4000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포르탈레자 지역민과 세아라주 상공인연합(FIFC) 등 경제계도 한국 기업의 제철소 건설을 환영하고 있다. 루시아나 프랑쿠 CSP 미디어담당은 "페셍제철소 건설은 브라질 북동부지역 개발에 많은 기여를 하기 때문에 브라질 전체에서도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언론에서도 거의 매일 페셍산업단지 관련 보도가 나오고 주지사도 한 달에 두세 번은 현장에 가 볼 정도로 관심이 많다"고 했다.

■"포스코 참여는 굿뉴스" 환영

특히 세아라주 정부는 포스코가 페셍제철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포스코가 들어오는 것은 굿뉴스"라며 "철강산업 노하우가 있는 포스코 투자를 아주 환영하고 있다"고 했다. 또 "세아라주는 지원을 더 확대할 것이고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합작하면 성공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로 건설 및 운영에 관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포스코는 고심 끝에 지난해 7월 "성장성이 높은 브라질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현재 포스코건설이 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상세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발레의 참여도 의미가 있다. 브라질 최대 자원회사인 발레가 참여함으로써 안정적인 철광석 확보가 담보된 것. 발레는 페셍제철소 인근 파라주 카라자스광산에서 고품질 철광석(철 함유 66% 이상) 원료를 공급한다.

주원석 CSP 대표는 "기술적으로 발레철강팀이 이 프로젝트를 서포트하고 있다"며 "철광석 자원개발의 큰 프로젝트 경험을 많이 갖고 있는 발레의 참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브라질 세아라주 페셍산업단지내 600만t 규모 고로제철소 건설을 위해 수목제거와 부지조성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바닥다지기 공사를 시작한다. 페셍산업단지 관계자가 제철소가 들어설 부지를 가리키고 있다. /사진=정상균기자

■페셍제철소 전용부두공사 한창

페셍산업단지 바로 옆 항만은 대규모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브라질 최초의 과일 교역항만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곳은 세아라주 정부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투자하는 인프라다.

현재 해안을 보호하는 동시에 수심 확보를 위한 해저공사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부두를 대양으로 길게 뻗어 나가게 만든 항만을 건설 중이다. 특히 철강 원료 하역과 완제품 수송을 위한 항만공사가 가장 활발했다.

페셍항만국 마리오 리마 사업개발 책임은 "300만t 규모의 고로제철소가 추진되면서 이 항만도 크게 확장하고 있다"며 "원료항만, 슬래브(반제품) 수출부두, 철광석 하역부두로 활용하는 CSP 전용부두를 가장 먼저 공사 중"이라고 말했다. 폭 120m의 거대한 페셍제철소 전용부두는 오는 2014년 제철소 준공에 맞춰 완공된다.

■브라질식 철저한 환경보전

페셍산업단지의 환경보전 정책은 철저했다. 이 정도라면 언제 사업추진이 가능할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환경보전 정책에선 이미 선진국 수준이었다.

페셍산업단지 내 상당수 인력들은 제철소 부지에서 채집한 동식물 표본과 씨앗을 채취해 이를 보관, 이식하는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페셍산업단지 환경보전담당 마리아는 "지난 1년여간 제철소 부지에서 2000여종의 동식물 종을 채집, 보호하고 있다"며 "제철소 공사가 끝나면 일부는 이곳에 다시 심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 옮겨 심게 된다"고 했다.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 투자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치는 것도 환경 문제였다.
마리아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브라질의 까다로운 환경보전 정책을 이해하고 인내를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kju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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