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부동산 훈풍, 군불 더 때야

파이낸셜뉴스

집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주택매매는 전국적으로 5만8800여건을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1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울(8216건)은 전년 동월보다 235%, 수도권(2만5648건)은 203% 늘었다. 더불어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도 6개월째 꾸준히 감소세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13일 국회 답변에서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회복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반가운 현상이다. 그 배경엔 부동산 활성화 법안이 있다. 국회는 작년 말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과 주택 취득세를 영구 인하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불씨를 꺼트리지 않으려면 군불을 좀 더 때야 한다. 지금 국회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신축적으로 운영하는 법안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도 이른 시일 안에 처리되면 좋겠다.

올 들어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테이퍼링에 착수한 가운데 신흥국 중 돋보이는 예외가 바로 한국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 신흥국들을 대상으로 취약성 지수를 산정한 결과 한국을 가장 견고한 국가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9개월째 2.5%로 동결한 것은 한국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다른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잇따라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고용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1월 신규 취업자는 70만명을 돌파해 월별 기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직 청년실업률이 높고 50~60대 취업자가 신규 취업의 4분의 3을 차지한다는 한계는 있으나 그래도 증가폭 급증은 반길 일이다.

다만 걱정은 한국 경제 주위를 배회하는 디플레이션 망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현재 15개월째 1%대에 머물러 있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디플레이션은 저혈압처럼 나라경제를 골병들게 만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저물가 지속의 배경과 전망' 보고서에서 "저물가 추세가 디플레이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보면 디플레이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시장에 돈을 쏟아붓는 아베노믹스도 결국은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 수렁에서 끄집어내는 게 목표다. 일본 경제의 쇠락은 1990년대 초반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락에서 출발했다.

부동산 활성화는 디플레이션 방어책이 될 수 있다. 가계부채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규제를 너무 풀면 과거 개발연대 시대의 부동산 투기나 거품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는 늘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러나 일본 사례로 볼 때 지금은 투기를 걱정하기 보다 부동산 규제완화를 통한 거래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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