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식·채권·부동산 못믿어" 대기성 자금만 불어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09.23 17:29

수정 2015.09.23 21:57

MMF·CMA·예탁금 등 단기자금 9월 183조원 MMF에만 올 29조 유입
"주식·채권·부동산 못믿어" 대기성 자금만 불어난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적극 투자하기보다는 언제든 돈을 뺄 수 있는 계좌로 돈을 집중시키는 모양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투자환경 때문에 투자자들도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현금 지키기'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최근 들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크게 줄었다.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하루 평균 8조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거래가 한창이던 지난 7월 11조원을 웃돌았지만 두달 만에 3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올 상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럽발 양적완화로 증시에 돈이 몰렸지만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 등에서 돈을 뺀 투자자들은 현금을 대기성 자금 계좌에 집중시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머니마켓펀드(MMF)에는 29조85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21일 기준 설정액은 111조3763억원을 기록했다.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에 주로 투자하는 초단기 금융상품 MMF에 자금유입이 증가하는 것은 투자할 곳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50조54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원 이상 늘어났고, 바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예탁금도 21조1574억원 규모다.

자본시장연구원 표영선 연구위원은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지 못한 자금이 단기자금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금리인하 같은 통화완화정책이 시중자금 흐름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로 인해 예금 등 중장기 금융상품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과 해외시장도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통화완화정책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반면 기업의 자금조달은 제자리다.

표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유출,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과 중국발 악재를 감안한 자금흐름 개선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9월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65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한 달간 하루 평균 11조1763억원이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3조1106억원(27.83%)이나 감소한 것이다.
증시 거래대금이 급감한 배경은 G2(중국·미국)발 경제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서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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