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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퀀텀점프 위한 키워드 '사행성 탈피·신기술'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3 13:39

수정 2016.11.13 13:39

국내 콘텐츠 산업 성장을 견인해 온 게임산업이 퀀텀점프를 하기 위해서는 사행성 굴레를 벗어나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리딩 컴퍼니가 돼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고 해외 수출액도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56%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이라고 불리는 사행심을 조장하는 수익모델, 획일적인 콘텐츠 등이 문제로 지적되며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수익모델 대신 사회적 눈총을 벗어날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해야 하는게 첫번째 과제로 꼽히고 있다. 또 최근 각광받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게임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두번째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게이머들의 비판 여론이 거센데다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차원의 자율규제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국회에서도 잇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업계 안에서 확률형 아이템 외에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분유료화의 시초, 넥슨도 고민하는 새로운 수익모델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코리아의 박지원 대표는 지난 8일 지스타를 앞두고 신작을 공개하는 행사에서 "부분유료화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며 "게임을 유료로 판매하는 정액제 모델이나 광고만 붙여서 출시하는 게임들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산업과 접목이 기대되는 신기술
구분 내용
가상현실(VR) 더 몰입감이 높은 게임 경험 제공 가능. 총싸움게임이나 어트랙션 분야가 유망한 것으로 전망 됨
증강현실(AR) 실제 이용자의 주변 환경을 활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음. 보다 활동적인 게임 이용이 가능함.
인공지능(AI) 기존에는 입력장치(키보드, 마우스, 스마트폰)를 활요했지만 음성인식 등으로 게임을 즐기게 될 전망
사실 넥슨은 부분유료화라는 수익모델을 전세계에서 최초로 선보인 회사다. 정액제 게임만 출시되던 게임시장에 무료로 게임을 출시한 뒤 아이템을 판매하는 모델을 선보여 세계 게임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런 회사가 부분유료화 모델이 아닌 다른 모델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도 카카오애드플러스라는 게임내 광고 모델을 도입했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활용하는 게임에 광고를 삽입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게임 내에서 광고를 보면 유료 아이템 등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와 게임 개발사는 광고 시청에 따른 부수적인 수익을 광고주로부터 받는다.

카카오 관계자는 "게임 아이템 결제보다 광고를 활용한 수익이 더 많은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며 "인디게임사들을 타깃으로 선보인 만큼 소규모 개발사들이 아이템 판매 대신 애드플러스를 수익모델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고 언급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가운데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이 없음에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게임도 있다. 넥슨이 선보인 조조전온라인은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게임은 유료결제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적용했다. 확률형아이템이 없다는 점도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지적은 지난 2011년부터 5년 넘게 제기되고 있는데 여전히 게임사들은 주요수익모델로 이런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게임을 실제로 이용하는 젊은층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VR·AR·AI 등 신기술과 게임의 만남 이뤄져야
게임산업 퀀텀점프를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신기술이다. 최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접목된 콘텐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 게임사들도 이같은 신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올 여름 우리나라를 강타한 '포켓몬고' 열풍은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하나를 즐기기 위해 속초로 울산으로 떠나는 모습은 새로운 기술과 유명 게임 지적재산권(IP)이 만났을때의 파급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대규모 VR 전시회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VR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지난 10월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대규모 VR 전시회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VR을 체험하고 있다.사진=박범준 기자
VR도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키보드와 마우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던 게임을 이제는 온 몸을 활용해서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기술이 AI다. 그동안에는 특정 입력장치를 활용해 게임을 진행했지만 VR게임은 머리에 뒤집어쓰는 기기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게 된다. 다른 입력장치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음성인식이 게임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구소에서 음성인식 기능을 연구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음성인식이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라는 판단 아래 수년간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음성으로 명령하고 게임을 진행하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그래픽 기술, 3D 모션캡쳐 기능, 네트워크 최적화 등 첨단 IT기술을 집약해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콘텐츠"라며 "아직 멀게 느껴지는 VR이나 AR, AI 등을 이용자들에게 가장 쉽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산업군이 게임산업"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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