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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韓 보다 이란 주목해야" ...美 핵협정 탈퇴 땐 원유 가격 급등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5:09

수정 2018.04.30 15:09

남북 대화가 성공리에 진행되면서 한반도 리스크가 경감됐지만 투자자들이 더 주의해야할 것은 이란 핵 협정 문제라고 마켓워치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보도에서 '중동은 글로벌 시장에 불을 댕길수있는 가장 예민한 지역'이라면서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발을 뺀다면 향후 글로벌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달 12일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갱신 여부를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복심'으로 불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금요일 벨기에에서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 "협정 내용의 중요한 수정, 혹은 단점을 보강하지 않고서는 트럼프가 이 협정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빠지고 다시 경제 제재에 나설 경우 크루드 오일 최대 수출국인 이란은 예전처럼 수출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같은 전망은 이달 원유 선물 가격을 3년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즈호 선물의 에너지 담당인 로버트 야거는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은 하루 5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석유장관 비잔 장가네가 공식적으로 밝힌 바에 따르면 이란의 현재 원유수출량은 하루 250만 배럴이다.

급증하는 원유가격은 아직 이렇다할 경고음을 울리지 않고 있지만 에너지 섹터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는 주식 시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투자자들이 또 급증하는 채권 금리와 회사들의 실적에도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 가렛 리더와 올리버존스는 "남북 두 정상간 만남이 한반도의 오래된 리스크를 경감시켰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한반도의 위기는 예전부터 가격에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가 북을 향해 한 '분노와 화염' 발언을 한 직후에도 세계 주식시장은 2% 떨어지는데 그쳤으며 이는 곧 회복됐다"고 말했다.

한편 10여년의 논의 끝에 2015년 7월 탄생한 이란 핵 협정은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와 독일)이 멤버다. 이란은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포기하고 서방은 이란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협정의 골자다. 이에 따라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 농축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수를 줄이고 향후 15년 동안 전력 생산을 위한 저농축 우라늄만 보유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줄곧 이란핵협정이 '나쁜 거래'라고 비판해왔으며 작년 1월 취임 이후 수차례 탈퇴를 예고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핵협정 이후로도 탄도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며 2030년이 지나면 이란의 핵개발 제한이 도로 풀리는 일몰 조항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할 경우 IAEA 사찰 거부, 핵무기용 우라늄 농축 등 보복에 나서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다른 핵협정 참가국들 역시 미국의 탈퇴를 만류하고 있다.
IAEA가 정기적으로 이란 핵시설을 사찰하고 문제가 없다고 보고한만큼 미국이 탈퇴를 강행하면 핵위협이 고조되고 외교적인 신뢰도도 떨어진다는 게 이유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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