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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N헬스] 70대 어르신은 무리하게 헬스하면 안 되나요?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3 12:59

수정 2019.03.23 12:59

주말엔 헬스를 합니다.

헬스장에 가면 젊은층만 있는 게 아니죠. 60~70대 어르신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어르신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운동할까 궁금했는데, 마침 72세 독자 한 분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김정근(가명)씨는 약 25년 전에 당뇨 진단을 받았지만 꾸준히 관리한 끝에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근 씨는 등산과 헬스 등 매일 약 3시간 이상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건소나 병원에선 정근 씨의 운동량이 너무 많다고 지적합니다.


피로가 누적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시간을 줄이고 하루는 쉬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에 정근 씨는 약간의 서운함을 느끼는 듯합니다. 그는 지금 건강하고 운동으로 인해 어떠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72세 정근 씨는 어떻게 운동을 해야할까요?

운동경력 합계 70년. '엠 펙'의 헬스 삼남매에게 물었습니다.


엠 펙(M.FAC)의 이정일 트레이너, 홍승균 대표, 이명주 트레이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사진=윤홍집 기자]
엠 펙(M.FAC)의 이정일 트레이너, 홍승균 대표, 이명주 트레이너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사진=윤홍집 기자]

■ 60~70대 어르신들의 운동법을 알려주세요


-승균 대표
당뇨가 있는 72세 어르신이라고 하면 굉장히 운동을 적게 해야 할거 같죠? 하지만 이 독자분이 25년 전에 당뇨 진단을 받고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운동구력이 25년인 거죠. 대단한 거예요. 이런 분들은 나이가 아니라 구력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운동하기 불리한 건 맞아요.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서 헬스를 못하는 게 아니라 훈련이 안돼서 못하는 겁니다. 이분이 사연처럼 성실하게 매일 단련했다면 3시간 운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제가 지금 트레이닝하는 어르신 중에도 2시간은 거뜬히 하는 분이 많아요. 다만 양보다 질에 집중하고 있는지 자기점검할 필요는 있겠죠. 적절한 부위에 자극을 잘 주고 있는지, 운동효과를 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도 괜찮고요.

-명주 쌤
운동이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아요. 사연을 보내주신 독자 분의 경우는 이미 운동이 일상화돼서 괜찮다고 봅니다. 물론 매일 3시간 이상 운동하는 건 젊은 사람에게도 힘든 일이에요. 3시간 운동하는데 근육통이나 피로감이 없다면 적절한 자극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은퇴하고 헬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분들이 꽤 있어요. 와서 근력운동도 하지만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곤 하죠. 어르신 분들은 높은 강도의 운동보단 횟수를 늘리면서 천천히 하는 게 좋습니다. 저랑 같이 운동을 하는 66세 어머님 회원분이 계세요. 4년 전에 뇌경색을 앓았는데 매일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어요. 어르신 분들에게 운동은 필수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근력운동은 꼭 해야 해요.

-정일 쌤
일주일에 하루도 안 쉬고 매일 3시간 이상 운동하면 운동량이 많은 편이죠. 일반적으론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도 줄이고 한 주에 이틀 정도는 쉬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명주 쌤 말대로 본인에게 문제가 없다면 괜찮기도 합니다. 본인이 건강한 지 아닌지는 스스로 확인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고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당뇨가 있는 분들은 식단관리가 중요합니다. 뻔한 얘기여도 술·담배랑 자극적인 음식 피해야 해요. 운동도 너무 힘들게 하기보단 낮은 무게로 무리 없이 하는 걸 권합니다. TRX 운동이나 밴드, 짐볼 같은 소도구를 사용해서 운동하는 것도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 연령과 성별에 따라 운동법에 차이가 있을까요?

-명주 쌤
성별 같은 경우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남성은 벌크업을 하기 위해 무거운 중량을 들 때가 많죠. 근력운동은 남성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여성 회원분들이 꽤 있어요. 근력운동을 하면 몸이 울퉁불퉁해질 거라는 두려움 탓이죠.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여성에게도 근력운동이 필요해요. 여성의 근육량은 남성의 50% 밖에 되지 않아요. 신체조건상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고 지방의 차지율이 높죠. 때문에 마른 여성분들도 인바디를 체크하면 지방률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 여성의 상당수가 저근육형 비만이에요. 이런 분들은 근력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려야 합니다. 몸무게에 집착하실 필요가 없어요. 같은 60kg대 몸무게라도 근육량이 많으면 훨씬 날씬해보입니다. 만약 라인에 신경 쓰신다면 허벅지나 엉덩이, 척추기립근 운동에 중점을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일 쌤
연령에 따라 운동법이 크게 다르진 않지만 10대 청소년기의 운동법을 살펴보죠. 10대 때는 적절한 운동을 해서 성장판에 자극을 주는 게 좋습니다. 옛날엔 무거운 거 많이 들면 키가 안 큰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다지 공감하는 편은 아니에요. 다만 청소년기에는 덤벨과 바벨로 하는 헬스가 지루할 수 있어요. 이럴 땐 굳이 헬스가 아니라 축구나 농구 같은 그룹운동을 권장합니다. 중요한 건 운동 자체에 흥미를 갖는 거고 그룹운동은 사회성 향상에도 좋은 영향을 주죠. 10대들은 일반 직장인 못지 않게 의자에 오래 앉아있어요.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을 겪기 쉽죠. 이때 적절한 운동이 자세교정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척추측만증으로 고생하는 회원분들께 데드리프트나 백익스텐션을 많이 추천해요. 성인이 되면 서장기 때보다 뼈의 유연성이 떨어져 교정하기 힘들지만 청소년기엔 비교적 쉽게 교정할 수 있습니다.

-승균 대표
연령과 성별로 운동법을 나누기 보단 구력과 컨디션을 봐야죠. 70대 노인도 충분히 훈련만 돼있다면 20~30대 젊은이보다 훨씬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온 회원 분들에게 운동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물어요. 나이만 보고 쉽게 판단하지 않죠. 헬스장을 찾는 40~50대 중년층이 많은데 이분들의 키워드는 '살'이에요. 일상이 바쁘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근력은 줄고 지방만 증가한 거죠. 이렇게 바쁘신 분들은 한 달 동안 운동을 열심히 시켜도 효과가 별로 안 나타납니다. 결국 중요한 건 생활패턴이거든요. 운동은 생활패턴을 이길 수 없어요. 최소 잠자기 4시간 전에는 공복을 만들어줘야 하고요, 술과 자극적인 음식 피하고, 아침은 꼭 드셔야 해요. 건강한 생활습관이 갖춰져야 운동도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생활패턴을 잡고 운동한다면 허벅지는 레그 프레스, 등은 랫 풀 다운, 가슴은 밴치 프레스, 배는 크런치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4가지 하면 결국 전신 운동을 하는 겁니다.

※ [주말N헬스]는 아주 초보적이고 실생활과 밀접한 운동 이야기를 전합니다.
운동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면 아래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엠 펙'의 헬스 삼남매가 친절하게 답해드립니다.

※'엠 펙(M.FAC)'은 종로문화체육센터와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건강한 운동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홍승균 대표와 이명주 트레이너, 이정일 트레이너가 도움을 주셨습니다.

#헬스 #운동 #70대 #운동법

[글 싣는 순서]
① 죽어도 안 빠지는 뱃살, 복근 운동하면 빠지나요?
② 운동, 아플 때까지 하는 게 좋은 걸까요?
③ 친구는 3개월 만에 몸짱 됐다던데 왜 저는 안될까요?
④ 프로틴을 먹는게 몸 만드는데 도움이 될까요?
⑤ 꾸준히 운동해도 변하지 않는 내 몸, 어떻게 바꿀까요?
⑥ 허리가 안 좋은데 헬스로 재활운동할 수 있나요?
⑦ 식사 전과 후, 언제 운동하는게 효과적일까요?
⑧ 체질적으로 마른 체형, 어떻게 극복하나요?
⑨ 70대 어르신은 무리하게 헬스하면 안 되나요?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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