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들 마약거래에 비트코인 이용..."암호화폐 거래 추적 법적·기술적 정치 필요"  

SK, 현대가 3세, 비트코인으로 SNS 통해 마약 구입 日, 올해부터 '암호화폐 거래 추적 소프트웨어' 도입 "국내도 '암호화폐 거래 주소제' 등 법적, 제도적 기반 마련해야"

비트코인이 마약유통책으로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SK, 현대 등 재벌가 3세들이 비트코인을 사용해 마약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마약거래 등 범죄에 활용되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거래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기술을 확보해 암호화폐의 음성적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창업주 손자인 최모씨와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 정모씨가 마약 구매·투약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공급책 이씨에게 접근, 마약 구매에 필요한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두 사람으로부터 전달받은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꾼 후 판매자에게 보내 마약을 구매했고 이를 최씨 등에게 전달했다.


■암호화폐, 범죄에 활용되는 사례 증가추세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를 범죄에 활용하는 사례는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범죄 종류도 암호화폐를 이용한 도박이나 자금 세탁, 불법 콘텐츠 거래 등 다양하다. 범죄자들은 암호화폐가 본질적으로 익명성이 높은데다 기존 수사기관들이 암호화폐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과 제도적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허점을 노려 암호화폐를 범죄에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당국에 따르면 2018년 경찰에 신고된 암호화폐 관련 자금세탁 의심 거래는 7000건에 달한다. 2016년에는 660여 건이 접수됐었는데 1년새 무려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현지 경찰청은 증가하는 암호화폐 불법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암호화폐 거래 추적 소프트웨어를 수사과정에 도입하기로 했다.


미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미 법무부에선 다크넷(darknet)에서 이뤄지고 있는 마약거래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약 200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압수한 바 있다. 다크넷은 접속 허가가 필요한 네트워크나 특정 소프트웨어로만 접속할 수 있는 오버레이 네트워크(overlay network, 가상네트워크)로 사용자 추적이 어려워 각종 사이버범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벨기에 정부 역시 다크넷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마약을 판매해 온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약 3억 8000만원 가량의 비트코인을 압류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범죄 차단위한 제도·기술적 기반 구축 필요”



현재로선 범죄에 악용되는 암호화폐를 적발하는 일이 쉽지 않다. 우선, 암호화폐 거래 자체가 개인간 거래(P2P)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제 3자가 개입해 막기 어려운 것이다.

또 현금화 과정에서 불법거래 추적이 가능하다 해도 당사자 처벌이나 자금 압류 등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홍승진 두손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암호호하폐 거래를 추적할 수 있는 제도와 기술을 통해 범죄에 악용되는 암호화폐를 추적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며 “적발 사례가 늘어나고 합당한 처벌이 이뤄지면 암호화폐 악용 범죄행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블록체인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하나의 산업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갖춰 블록체인 산업 발전에 수반되는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며 “다양한 비즈니스가 연결되는 21세기 인터넷이 될 수 있도록 발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