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행정구역 신설에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 발표
[파이낸셜뉴스]

남중국해(베트남명 동해)의 긴장이 다시 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하이난(海南)성 싼사(三沙)시 산하에 구(區)를 신설한다고 발표하면서다. 베트남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이를 정면반박하고 나섰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베트남 등 주변국과의 충돌은 중국과 미국과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20일 베트남 정부 공보와 베트남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발표했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은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중국명 시사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중국명 난사 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충분한 법적, 역사적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베트남은 중국이 베트남의 주권을 존중하고 이와 관련된 잘못된 결정을 취소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중국이 이와 유사한 행동을 반복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국무원이 싼사시 가운데 파라셀 군도의 섬들과 주변 해역, 스프래틀리를 비롯한 섬들과 근처 수역에 각각 서사구(西沙區)와 난사구(南沙區)를 두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전역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그동안 인공섬을 만들어 군사 관련 시설을 구축하는 등 실효지배를 강화했는데 올해 들어 베트남은 물론, 필리핀, 심지어 미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중국은 이들 구에 각각 행정기관을 개설할 예정이며 이중 스플래틀리 제도에는 중국이 인공섬을 조성한 융수자오(永暑礁 파이어리 크로스 암초)에 설치할 예정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도서에 대한 구역 신설로 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할 생각인데 이미 베트남의 반대가 시작됐다. 앞으로도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에 영유권을 놓고 베트남과 중국, 필리핀 등의 거센 논쟁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의 새로운 행정 단위는 통제를 강화하고 자원과 인력을 할당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의 영유권을 놓고 여러나라에서 경쟁적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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