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코로나 팬데믹과 꼭 닮은 대공황 시대.. 42번가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CJ ENM(035760)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줄리안 마쉬役 맡은 양준모
"배우 겸 연출가인 마쉬, 나와 많이 비슷
잘 하는 후배 보면 어떻게든 돕고 싶어
롤 모델보다 중요한건 '제 색깔 찾기'
장르 불문, 연기는 물론 프로듀싱까지
20대처럼… 새로운 도전 계속 할 것"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연기 중인 양준모(CJ ENM 제공) /사진=fnDB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연기 중인 양준모(CJ ENM 제공) /사진=fnDB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CJENM 제공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CJENM 제공

듬직한 외모와 중후한 목소리. 외양이 주는 인상만큼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신뢰감이 갔다. 무대를 향한 순수한 열정도 전해져 '알수록 매력적인 배우'로 다가왔다. 17년차 성악가 겸 뮤지컬 배우 양준모 이야기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스타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새로 합류한 그는 "위대한 연출가도 쓰러지게 만든 대공황 시대가 이 작품의 배경"이라며 "극의 모든 인물들은 무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데, 이것은 지금 2020년 무대서 살아가는 세계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와 비슷한 대공황 시대가 배경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시골 출신 배우 지망생 폐기 소여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 초연돼 무려 24년간 사랑받았다. 그는 "평범한 쇼뮤지컬인 줄 알았다"며 "이렇게 깊이 있고 명확한 메시지를 가진 작품인지 몰랐다. '레미제라블' '스위니 토드' '오페라의 유령'을 능가하는 명작"이라고 감탄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지금의 내가 줄리안 마쉬를 만나 참 다행입니다. 공연 제작 경험, 재능 있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 등 나와 마쉬가 공통점도 많아 아주 흥미로워요. 전 마쉬를 배우 출신 연출가로 설정했죠.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인간적이고 무대를 정말 사랑하는 인물입니다."

대공황 시대, 불황에 빠진 공연업계를 되살리려는 마쉬의 노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 공연계가 문을 닫은 지금과 겹쳐진다. 그는 "안타깝지만 지금의 현실을 우리 모두가 직시하고, 이 작품이 주는 메시지처럼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하며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관객이 없으면 이 도전들은 물거품이 돼요. 우리의 생계를 걸고 하는 일입니다. 관객들이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게 노력할 겁니다.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공연이죠."

뮤지컬 '영웅' '레미제라블' '명성황후'처럼 묵직한 작품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온 그는 배우로서 꾸준히 활동하면서도 후배 양성에도 힘써왔다. '미스 사이공' 김수하의 해외 진출을 도운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잘 하는 친구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며 "김수하 배우는 주변의 도움으로 시작했지만 그 도움 없이도 잘 됐을 배우다. 아주 대견하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성장에 같은 배우로서 위기감을 느끼진 않을까? 그는 "느껴본 적은 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며 "하지만 무대 위에 설 수 있기에 그런 감정들도 행복하지 않을까"라고 부연했다.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

롤 모델이 있을까? 그는 "예전부터 저는 '남자 김선영'이 되고 싶었다"며 "그녀가 무대 위에서 살아가는 스타일이 좋다. 얼마 전엔 '보디가드'를 보고 '누나는 역시 여왕이네'라고 말해줬다. 요즘은 동년배 배우로서 고민하며 추구하는 것도 비슷해지는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롤 모델도 중요하지만 배우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는 게 중요하죠. 저 역시 지금도 배우로서 제 색깔을 만드는 중입니다."

양준모는 뮤지컬뿐만 아니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출연 및 오페라 '리타' 연출 등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연기, 기획, 연출 및 프로듀싱에 도전해왔다. 지난해엔 동료들과 함께 무대극을 기획, 개발하는 회사를 만들었다. 앞서 양준모는 자신의 20~30대를 이끈 키워드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40~50대 양준모를 이끌 키워드는 무엇일까? 그는 여전히 '도전'이라고 답했다. "그게 내가 배우로서 살 수 있는 원동력입니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8월 23일까지 공연된다.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6월 포스터 /사진=fnDB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6월 포스터 /사진=fnDB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