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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社, ‘항암제 미래’ ADC 개발 경쟁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1.05 17:26

수정 2020.11.06 09:31

항암제 정상세포 침투 단점 극복
암세포만 공격해 안전성 높아
셀트리온·앱티스 등 개발 가속
글로벌 제약사도 기술확보 분주
바이오社, ‘항암제 미래’ ADC 개발 경쟁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차세대 항암제 개발 경쟁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벤처 상장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 대기업도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성장 전망에 주목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C는 암세포만 정확히 공격해 다른 정상세포에 침투하는 기존 항암제 단점을 극복한 항암제다. 기존 표적 항암치료제에 비해서도 안전성과 효과가 높아 글로벌제약사들이 인수합병 등으로 기술확보에 나서고 있는 미래의 항암제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을 비롯한 앱티스,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등 제약·바이오업체들이 ADC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캐나다 기업 아이프로젠바이오텍과 ADC 항암제를 공동개발 중이다.
아이프로젠온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맙 등에 대한 ADC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프로젠은 항체-약물을 암세포로 전달하는 효율을 높이는 독자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상 결과가 좋으면 아이프로젠 기술을 라이선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앱티스는 독자 개발한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을 갖고 있다. 앱클릭은 항체에 변이 과정 없이 약물을 공유·결합하는 기술이다. 항체-약물 접합 비율(DAR)이 기존 ADC 약물 대비 균일하고 생산성이 높다. 항체와 약물을 붙이는 역할을 하는 연결고리(링커)가 최종 약물에 남지 않는 등 기술력이 뛰어나 지난 6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ADC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링커 플랫폼 기술이다. ADC 치료제를 구성하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한 링커 부위를 견고하게 해 중간에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체가 암세포를 가진 항원에 도달하고 난 뒤 약물이 작용을 시작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링커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혈중 안정성이 확보된 링커를 개발한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015년 포순제약에 208억원, 2019년 다케다제약에 4548억원에 이어 올해에는 익수다테라퓨틱스에 7600억원 규모의 링커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지난달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한 ADC 항암 후보물질을 시스톤파마수티컬스에 약 4099억원 기술수출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에 ADC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레고켐바이오와 공동연구 중이다. 각각 ADC 혈액암과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L202'와 'ALB203'를 개발하고 있다. 이달에 양사는 공동개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알테오젠은 ADC 유방암 치료제 후보물질 'ALT-P7'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에는 임상결과를 대한종양내과학회에 발표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연구 형태로 글로벌 임상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기업인수와 공동개발로 관련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길리어드는 ADC 기술을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3조7000억원)에 인수했고, 머크는 시애틀제네틱스와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세계에서 ADC 시판허가를 받은 제품은 7개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세계 ADC 의약품 시장 규모가 올해 26억달러(약 2조9400억원)에서 오는 2026년에는 171억달러(약 19조3200억원)로 6배이상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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