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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흉수술 없이 클립으로 심장 승모판막 시술 [주목해야 할 신 의료 기술]

'마이트라클립’

개흉수술 없이 클립으로 심장 승모판막 시술 [주목해야 할 신 의료 기술]
심장의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가는 입구에는 '승모판' 이라고 하는 판막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승모판막은 심장 내에서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심장박동에 맞춰 열림과 닫힘을 반복하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판막이 점차 퇴행해 제 기능을 잃거나, 심근병증 등으로 인해 늘어난 심장근육들이 승모판막을 바깥쪽으로 잡아당기면 제대로 닫히지 않게 됩니다.

승모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서 심장이 수축할 때마다 혈액이 심장 내에서 역류하게 되는 질환을 '승모판 역류증'이라고 하며, 호흡곤란이나 심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승모판 역류증의 치료방법은 환자의 상태마다 다르지만, 기존에는 약물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의 경우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로만 치료가 가능했습니다. 외과적으로 승모판막을 다듬는 성형술을 시행하거나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치환술을 해왔는데,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을 동반해 개흉수술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 수술이 어려워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심혈관 및 판막의 노화로 인한 승모판 역류증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승모판 역류증 진료 환자는 1만6000명 이상으로, 2015년 1만4000여명에 비해 4년 새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환자 10명 중 7명이 60대 이상이었습니다. 이렇게 환자가 고령화됨에 따라 가슴을 여는 수술에 대한 부담이 있는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중증 승모판 역류증을 개흉수술 대신 '마이트라클립(Mitraclip)'으로 시술할 수 있게 되면서 고령이거나 고위험 환자들이 수술 부담을 덜고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마이트라클립은 승모판막을 구성하는 두 개의 판 사이를 클립처럼 집어서 판막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생기는 빈틈을 없애 혈액 역류를 감소시키는 기구입니다. 개흉수술 없이 사타구니 정맥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넣어 심장 내부에 도달한 후, 승모판막에 클립 1~2개를 장착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입니다.


미국의 애보트사가 만든 마이트라클립은 2003년 처음 소개됐고, 2013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았습니다. 미국 및 유럽 등지에서 10만 건 이상 활발하게 시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신의료기술을 인정받아 작년부터 환자들에게 시술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작년 1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팀이 국내 처음으로 당시 82세 남성 환자에게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시행했으며, 현재 서울아산병원 약 20례 시행을 비롯해 여러 대학병원에서 마이트라클립 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