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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10개 중 8개는 재활용 안되는 이유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 중 약 80%는 재활용이 불가하거나 재활용 여부를 알 수 없었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용기 중 약 80%는 재활용이 불가하거나 재활용 여부를 알 수 없었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파이낸셜뉴스] 화장품에는 '예쁜 쓰레기'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화장품 용기 대부분은 재활용이 어려워 쓰임이 다하는 순간 가치 없는 쓰레기로 전락한다. 아름다움을 위해 태어난 화장품이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존재로 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화장품 용기 80% 재활용 어려워

시민단체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이 지난 2020년 화장품 6,617개를 조사한 결과 재활용 가능한 경우는 18.7%(1,238개)에 불과했다. 68.5%(4,531개)는 재활용이 불가능했고, 나머지 12.8%(848개)는 재활용 가능 여부를 알 수조차 없었다.

무려 81.3%가 재활용이 안 된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다. 용기의 색이 단일한 투명, 갈색, 녹색이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그 외의 색이거나, 아더(other) 재질인 경우, 분리배출 표시가 없는 경우 재활용이 어렵다.

외관이 중요한 화장품 특성상 용기 디자인에 여러 색상이 들어간다. 뚜껑과 본체, 펌프가 각기 다른 재질로 구성된 경우도 많다. 이처럼 복합 재질인 경우 내부까지 세척이 어려워 깨끗한 상태로 분리배출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화장품 용기를 친환경적으로 개선하는데 장애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 사용 중인 화장품으로 재활용 분리배출을 시도해봤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실제 사용 중인 화장품으로 재활용 분리배출을 시도해봤다/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실제 사용 중인 화장품 분리배출해 보니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팀 기자들이 실제 사용 중인 화장품 8개의 분리배출 표를 살펴봤다. 그 결과 재활용이 가능해 보이는 것 두 개, 잘 모르겠는 것 두 개, 불가능한 것은 네 개였다. 용량이 30그램 이하인 경우에는 분리배출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탓에 어떤 재질로 이루어진 용기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 경우는 불가능으로 구분했다.

핸드크림 본체는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뚜껑은 PP(폴리프로필렌)으로 표시되어 있어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여러 색깔로 코팅처리되어 있어 실제로 재활용이 가능한지 소비자로서 판단하기 어려웠다. 향수도 마찬가지로 본체가 유리라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화려한 색깔이 들어가 있고 뚜껑 소재는 표시되어 있지 않아 어떻게 분리배출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자세한 분리배출 표시로 친환경을 실천하는 화장품 사례 /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하고, 자세한 분리배출 표시로 친환경을 실천하는 화장품 사례 /사진=[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유튜브

■기업의 역할 중요

친환경 소비자들이 아무리 분리배출을 잘하려 해도, 화장품 용기는 태생적으로 재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처음부터 재활용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게 재활용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국내 한 화장품 기업은 모든 제품을 재활용 용기로 바꿔 2020년 한해 동안 66톤의 탄소 배출을 줄였다. 폐플라스틱과 폐유리로만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회수한 공병으로 새로운 용기를 만드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폐플라스틱, 폐유리 소재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거의 만들지 않지만 제조 비용이 높은 단점이 있다.

화장품 용기에 붙이는 라벨을 '수분리 라벨'로 바꾸는 것도 환경에 도움이 된다. 수분리 라벨은 물에 잘 녹아 용기에 흔적이 남지 않는다. 용기가 깨끗해야 재활용이 가능하므로 끈끈한 자국이 남는 기존 라벨보다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증금 제도를 활용해 다 쓴 공병을 회수하는 방안도 있다. 화장품을 구매할 때 보증금을 같이 지불하고 공병 반납 시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이다.


sun@fnnews.com 양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