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인조퍼는 전부 '에코퍼'일까?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양문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2 08:45

수정 2022.02.12 10:58

인조퍼와 에코퍼 혼용해서 쓰는 문제
친환경 섬유로 만든 경우만 에코퍼로 불러야
[파이낸셜뉴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열린 모피(FUR) 퇴출 촉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1.09. dadaz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열린 모피(FUR) 퇴출 촉구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1.09. dadaz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2000년 영국은 세계 최초로 모피 농업 금지법을 제정했다. 동물모피로 옷을 만드는 걸 막기 위해서다. 20여년이 흐른 2021년에는 세계적 패션 잡지 엘르가 동물 모피 사진을 퇴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물모피가 패션업계에서 설자리를 잃어가는 동안 인조모피가 그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인조모피로 만든 겉옷을 '인조퍼'라고 부르는데 최근 친환경 바람까지 더해져 업계에서는 인조퍼를 '에코퍼'로 홍보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조퍼는 전부 에코퍼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인조퍼와 에코퍼 구분해 불러야




동물모피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인조퍼와 에코퍼를 혼용해서 쓰는 건 문제가 있다. 동물복지 차원에서는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섬유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인조퍼는 대부분 석유계 화학섬유로 만들어진다. 세계 섬유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가 대표적인 화학섬유라고 할 수 있는데, 화학섬유도 플라스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

합성섬유는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썩는 시간이 길고 소각 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또한 미세플라스틱도 대량 만들어 낸다. 한 연구결과 여러 합성섬유가 혼합된 소재의 옷 1kg을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675,000개나 나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천연 섬유로 만들거나 면과 혼방한 옷보다 훨씬 많은 양이었다. 또한 세계자연보전연맹이 2017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해양 속 미세플라스틱의 35%는 옷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인조퍼는 재생 플라스틱 섬유로 만든 경우다. 재생 플라스틱 섬유도 화학섬유이기는 하지만 플라스틱 쓰레기 자원을 재활용했다는 점에서 환경적이다. 이처럼 사용되는 섬유가 재활용 섬유처럼 친환경적인지 아닌지에 따라 인조퍼와 에코퍼를 구분해 써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에코'(eco)라는 말에 속아 친환경 제품이라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옷을 고르면 될까?

합성섬유 대신 천연섬유를 고르면 그나마 환경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천연섬유 옷은 관리와 보관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천염섬유 생산에 막대한 자원이 소비되는 문제도 존재한다. 천연섬유인 면을 만들기 위한 목화를 생산하는데 농업용수 44조 리터가 사용된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 농업용수 사용량의 3%를 차지하는 양이다. 또한 목화 생산에 전세계 농약 소비량의 6%가 쓰인다고 한다.


결국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한 새 옷은 덜 사고 중고거래, 재활용을 하는 것이다. 인조퍼를 구매할 때도 에코퍼라는 이름에 속지 말고, 친환경적인 섬유로 만들어진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sun@fnnews.com 양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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