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플라스틱 500년, 대나무 6개월.. 칫솔 분해기간 소재마다 달라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임예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4.30 08:45

수정 2022.04.30 08:45

최초의 플라스틱 칫솔, 아직 썩지 않은 셈
성장 속도 빠른 대나무, 지속 가능한 자원
피 보지 않는 대나무 칫솔 선택하려면
[파이낸셜뉴스] 1930년대에 처음 등장한 플라스틱 칫솔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구강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짧으면 한 달에 한 개, 길게는 몇 달 한 번씩 버리는 플라스틱 칫솔은 재활용 안 되는 대표적인 플라스틱 쓰레기다.

플라스틱 칫솔의 몸체는 폴리프로필렌(PP) 플라스틱에 고무패드가 달려있고, 칫솔모는 나일론이다. 여러 소재가 혼합된 플라스틱 칫솔은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일반 쓰레기로 소각·매립된다. 생활용품 기업 오랄비의 2020년 판매 통계치에 따르면 연간 4,300톤에 달하는 칫솔이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소재가 혼합된 플라스틱 칫솔/사진=유튜브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여러 소재가 혼합된 플라스틱 칫솔/사진=유튜브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플라스틱 칫솔은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플라스틱의 수명주기’에서 플라스틱 칫솔의 분해 기간이 500년 이상이라고 밝혔다. 최초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칫솔이 아직도 썩지 않고 플라스틱 쓰레기로 남아있는 셈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걱정된다면 대나무 칫솔로 대체할 수 있다. 플라스틱과 달리 대나무는 2주에서 6개월이면 썩어 없어진다. 일반 쓰레기로 소각될 때도 플라스틱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다.

성장 속도 빠른 대나무, 지속 가능한 자원
[진주=뉴시스] 대나무. /사진=뉴시스
[진주=뉴시스] 대나무. /사진=뉴시스

대나무가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친환경 소재인 이유는 숲을 해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이름과 다르게 나무가 아니라 풀로 분류한다. 대나무는 나무처럼 단단하지만 일정 폭을 넘어서면 부피 생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초본식물에 속한다. 나무가 아니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빠르다. 대나무 마디마다 성장점이 있고 각각 동시에 자라기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하루 평균 50~60cm씩 자라고, 종류에 따라 최대 1m가 넘게 크기도 한다. 한 달이면 작은 죽순에서 키 큰 대나무로 성장해 금세 대나무 숲을 이룬다.

대나무가 자랄 때 별다른 비료나 살충제도 필요 없다. 햇빛과 빗물만으로 잘 자라서 대나무를 키우기 위해 다른 자원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대나무를 잘라 사용해도 자른 부분에서 계속해서 자라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쓸 수 있다.

대나무 하면 바로 생각나는 동물이 있다. 대나무만 먹는 곰, 판다이다. 대나무 칫솔이 판다 밥을 뺏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전 세계 대나무는 약 5,000여 종이 있다. 그중 칫솔로 만드는 모소 대나무는 잎이 높게 나서 판다가 먹지 않는다.

피 보지 않는 대나무 칫솔 선택하려면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나무 칫솔의 판매량도 늘고 있다. 대나무 표면을 매끄럽게 가공하고, 칫솔모와 칫솔 헤드의 종류를 늘리는 등 플라스틱 칫솔 못지않게 세분화되고 있다. 다양한 대나무 칫솔 중 어떤 칫솔을 선택해야 할까.

대나무 칫솔을 선택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하는 점은 사용감이다. 대나무 표면이 거칠다면 양치 중 입가에 상처가 나 피를 볼 수 있다. 대나무 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공정을 거쳤는지 확인해야 한다. 대나무 칫솔의 모양도 중요하다. 플라스틱 칫솔과 달리 고무 패드가 붙어있지 않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고 쥐기 편한 것이 좋다.

대나무 칫솔은 관리가 중요하다. 대나무로 된 몸체는 습한 곳에서 보관하면 곰팡이가 피기 쉽다. 양치 후에 물기를 잘 털어 습하지 않게 해야 한다.
대나무 칫솔 표면을 오일로 코팅한 제품은 건조가 빨라 관리하기 쉽다. 대나무 칫솔을 대용량으로 구매했다면 욕실보다는 통풍이 잘되는 곳에 따로 보관해야 한다.



yerilim@fnnews.com 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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