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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9천대 감소 효과 내는 '대체 계란'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임예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1 08:45

수정 2022.05.21 12:10

계란보다 건강에 좋은 식물성 대체 계란
먹기만 해도 탄소 감축 효과
사람에게도 피해가 오는 공장형 양계장
[파이낸셜뉴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은 268개이다. 이틀에 한 번씩 계란을 먹는 셈이다. 계란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좋은 단백질원이지만 콜레스테롤도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계란 노른자 1개에는 약 200mg의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다. 하루 콜레스테롤 권장량인 300mg에 근접한 수치다.

계란을 대신해 식물성 대체 계란을 먹는다면 더 건강하게 계란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식물성 대체 계란은 일반 계란과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나, 지방과 포화지방이 적다. 동물성 식품이 아니라서 콜레스테롤이 없다. 콜레스테롤 걱정 없이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담당 기자들이 식물성 대체 계란을 직접 먹어보았다. 녹두의 단백질에 강황을 더해 형태와 식감까지 실제 계란과 흡사했다. 계란 맛과 함께 콩의 고소한 맛이 느껴졌는데, 크게 이질적이지 않았다. 양념하거나 요리에 들어간다면 식물성 대체 계란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다.

대체 계란만으로도 탄소 감축


계란을 대신해 식물성 대체 계란을 먹으면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좋다. 식물성 대체 계란은 일반 계란을 생산하는 것보다 필요한 자원과 탄소 배출량이 적다. 닭을 키우지 않아 농자재 및 사료 생산, 가축 사육 등에 사용되는 부대시설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국제 협의체인 IPCC(기후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았을 때 감축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제시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인들이 동물성 식품을 근절했을 때 전체 온실가스의 약 22%(80억t)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대체 계란 생산 업체는 일반 계란 대비 탄소 배출량을 93% 줄였다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9,473대가 내뿜는 탄소의 양을 없앤 것과 같은 효과다.

사람에게도 피해가 오는 공장형 양계장

자동차 9천대 감소 효과 내는 '대체 계란' [지구를 사랑하는 장한 나]


계란을 많이 소비할수록 사람에게도 피해가 돌아온다. 많은 계란을 먹기 위해 좁은 공간에서 많은 닭을 키우는 공장형 양계장이 문제다.

지난 2017년 국내 유통 계란 중 일부에서 살충제 성분이 기준 이상으로 검출돼 논란이 일었다. 살충제 계란의 원인은 공장형 양계장이었다. 날이 더워지면 닭에게 생기는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뿌린 것이다. 자연 상태의 닭은 스스로 모래 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떼지만, 양계장의 좁은 사육 환경엔 모래도 없고 닭도 움직일 수 없다.

좁은 사육 환경만이 문제는 아니다. 계란의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밤에도 잠들지 못하게 불을 밝혀 놓는다. 밤낮없이 먹이를 먹여 산란을 유도하는 것이다. 닭은 자연 상태에서 1년에 6~12개 정도 알을 낳지만, 배터리 케이지의 닭은 1년에 300개까지 낳는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공장형 밀집 사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저밀도 사육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모든 양계 농가에서 배터리 케이지(0.05㎡/마리) 사육을 금지하고 개선된 케이지(0.075㎡/마리) 또는 동물복지형 축사를 선택해야 한다. 2017년 8%에 불과했던 산란계 동물복지형 농장이 22년 1분기 기준으로 20%까지 늘었다. 농식품부는 25년까지 동물복지형 농장을 3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식물성 대체 계란을 선택할 수 없다면 동물복지 계란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달걀 사육환경 표시제’에 따른 난각 표시로 소비자가 계란의 사육환경을 따져 구매할 수 있다. 계란에 표시된 문자 10자리 중 마지막 숫자가 사육환경 번호를 나타낸다. 1은 방사, 2는 축사 내 평사 환경으로 동물복지 계란을 뜻한다.
3은 개선된 케이지, 4는 배터리 케이지를 의미한다.


yerilim@fnnews.com 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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