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김여정 담화는 '김정은의 입장'…체제 모욕·위협 때 더 맹렬해져"

뉴스1

입력 2022.12.01 17:58

수정 2022.12.01 17:58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는 김정은 당 총비서의 입장과 사실상 같기 때문에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한 경우 발표한 담화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1일 제기됐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종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발표한 '북한 김여정 담화 분석'이라는 제목의 전략보고에서 김 부부장이 2020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발표한 총 21건의 담화를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행동과 관련해 남한의 언급에 대응하는 담화 △대북전단 살포와 종전선언, 선제타격 등 남북관계의 주요 이슈와 관련한 담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담화 △북미관계와 관련한 담화 등으로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부장의 담화 속 표현과 후속 조치 등을 고려해 분류하면 △긍정적 신뢰 표명 △단순 의견 표명 △적극 유감 표명 △심각한 위협과 경고 표명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김 부연구위원은 이 중 '심각한 위협과 경고를 담은 담화'는 북한 체제에 위협적인 이슈가 발생한 경우 발표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유형의 담화는 구체적으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에 대한 모욕이나 군사적 위협 상황이 발생했다고 인식했을 때 발표하며, 담화 이후 실제 대남 군사적 위협부터 실제 행동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대북전단 살포와 한미연합훈련, 선제타격 등 북한 체제에 위협적이고 북한 지도부에게 불편한 이슈가 생겼을 때 김 부부장은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해 담화를 발표하고 이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하거나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상황에 발표하는 김 부부장의 담화에는 보다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특히 김 총비서가 대외적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김 부부장이 최고위급 인사로서 일관된 입장 표현을 하고 있다고 봤다.

북미 '하노이 노딜'처럼 김 총비서가 대외적으로 나섰다가 이미지가 실추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다른 비중있는 인물을 통해 대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북한의 입장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또 김 부부장은 '백두혈통'이라는 북한 내 최고의 토대와 성분으로 정중한 외교적 언사를 구사할 수도 있고, 거친 언사도 내뱉을 수 있는 이중적 위치에 있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짚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이 대외부문에서 실세이면서 실무자로서 전문성과 역할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김 부부장의 담화는 김 총비서의 입장이라는 중요성과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선택적으로 맞춤 대응'을 해야된다면서 "저속한 막말과 원색적 비난을 담은 담화에는 번번이 입장 표명을 하는 것보다 적절한 수준에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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