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에 재고 가득…SK하이닉스, 10년 만에 적자 유력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10~12월)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업황 부진이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수조원대의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지난해 4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조1166억원, 영업손실 1조2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3분기(-151억원) 이후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매출 컨센서스도 전년 동기(12조3766억원)보다 34% 줄어든 수치다.
특히 영업손실 전망치가 갈수록 커졌다는 점이 심상치 않다. 이달 초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8061억원으로, 한 달 만에 4000억원이나 대폭 확대됐다. 실적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증권사들이 영업적자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는 얘기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낸 미래에셋증권은 1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PC 등 IT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해당 제품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특히 비메모리 등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에서의 메모리 비중이 95%(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해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본격화하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가격 하락도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81달러로 전월보다 18.1% 하락했다. 지난해 1월(3.41달러)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반토막 수준이 됐다. 1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가격도 4.14달러로 전년 동기(4.81달러)보다 14% 하락했다. 이에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평가 손실액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올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전망치 집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4조97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1분기 2조4480억원, 2분기 2조89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올해 연간 7조5470억원의 적자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SK하이닉스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갔으며, 내년 투자 규모도 올해보다 50% 이상 줄이는 등 고강도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수요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 업체들이 적극 감산에 돌입하고 신규 투자도 줄이면서 공급이 수요를 밑돌아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축소 효과는 재고가 줄어든 하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공급 축소 영향으로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