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컨테이너 일주일새 6.1%↓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점차 격렬해지면서 양국을 오가는 화물선 숫자가 급감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운송 건수가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이며 해운뿐만 아니라 항만 운영 및 관련 육상 물류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6일(현지시간) 국제 해운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홍콩 물류기업 HLS그룹은 최근 고객 보고서에서 총 80건의 중국발 선박 운항이 취소되거나 임시 결항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화물 운송 수요가 줄면서 해운사들이 환태평양 노선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13일 중국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주 대비 6.1% 줄었다.
운송 주문이 감소한 이유는 미국과 중국이 올해 들어 상대방 수출품에 125~145%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CNBC는 미국이 한해 해외에서 수입하는 컨테이너 화물 가운데 30%, 아시아에서 수입하는 컨테이너 화물 중 57%가 중국에서 출발한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해운조사전문기관인 시(Sea)인텔리전스의 앨런 머피 최고경영자(CEO)는 "화물 주문 감소가 선박 일정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컨테이너가 "0개로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감소가 예상되며 그에 따라 대규모 임시 결항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CNBC 보도 당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비슷한 예측을 내놨다. SCMP에 따르면 홍콩 해운 정보 분석기관 라이너리티카는 15일 보고서에서 "향후 3주간 중국에서 화물 예약이 30∼60%, 아시아 나머지 지역에서는 10∼2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너리티카는 최근 무역 전쟁으로 컨테이너 시장 심리가 계속 악화하고 있으며 미국이 지난 9일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 조치로는 "환태평양 지역 물동량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다. 라이너리티카는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중국 노동절 연휴를 지적하고 "노동절 연휴는 5월 화물 수요를 더 위축시킬 것이며 추가적인 운임 하락을 막기 위해 운송업체들이 앞으로 몇 주간 추가로 운항을 취소해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발표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반도체 등 전자제품 일부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SCMP는 해당 품목들이 일반적으로 부피가 작아 비행기로 이동하는 만큼, 컨테이너 수요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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