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호국보훈의 달’ 계기 "애국 헌신한 비정규군·유가족에 감사인사 전달"
[파이낸셜뉴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6・25 전쟁에 참전한 '비정규군 공로자' 24명에 대해 무공훈장을 서훈하고, 참석한 유가족에게 애국 헌신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11일 국방부에 따르면 6·25 전쟁에 참전해 공적을 세우고도 서훈이 누락된 분들을 심층조사, 역사자료 검증 등 공적심사를 통해 추가로 서훈하는 제도를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까지 총 340분의 6・25 참전 전쟁 영웅에게 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이날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은 무공훈장 수여식에서 “위기에 처한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군번도, 계급도 없이 적 지역에 침투하여 유격작전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신 비정규군 무공수훈자에 대하여 국방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자라나는 미래세대를 포함한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나라의 위기에 애국, 헌신하신 분들이 ’국가의 영웅‘임을 알게 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관련 정책을 적극적으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6·25 비정규군 보상법'에 따라 공로자로 인정받은 분들 가운데 6・25 전쟁 기간 미8240부대 또는 영도유격대 등에서 유격작전 중 뚜렷한 전투무공이 있었음에도 무공수훈을 받지 못한 비정규군 24명에게 서훈하며, 고인이 되신 유공자들을 대신해 유가족에게 수여했다.
6・25 전쟁 기간 켈로부대 및 8240부대, 영도유격대 등에서 활동한 비정규군 2만여 명 중에서 현재까지 4000여 명만이 보상 신청을 했으나 아직까지 신청하지 않은 공로자 및 유족에 대해 적극적으로 보상금 신청을 안내하고 공로자 찾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 비정규군 공로자 보상심의위원회 임천영 위원장은 “국가가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헌신한 비정규군 공로자를 한 분이라도 더 찾고 공로를 인정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로자 대부분이 90세 이상의 고령자임을 감안해 신속한 보상으로 이분들이 명예를 회복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비정규군 5형제, 전쟁 영웅으로 탄생
이번에 무공훈장을 받은 비정규군 공로자 가운데 비정규군 5형제는 황해도 연백군에서 태어나 6·25 전쟁 기간 중 미8240부대 예하 울팩(Wolfpack)부대*에 입대해 비군인 신분으로 적 지역인 황해도 일대에 침투하여 첩보 수집 및 유격 활동 등 비정규전을 수행했다.
울팩부대는 6·25 당시 활약한 8240 유격부대 중 하나로, 강화도 교동도에 사령부를 두고 옹진반도 동쪽과 남쪽에서 한강 어귀와 인천 앞바다를 관할했다.
특히 차남인 고(故) 이영이 님은 울팩1부대의 대대장을 맡아 1951년 3월부터 12월까지 개성 탈환 작전에서 황강포에 기습 상륙, 적 1개 중대 병력을 기습해 적 20여 명을 사살하고, 9명을 생포하는 등 뛰어난 지휘 및 전투 역량을 발휘했다. 정부는 그 공적을 인정해 화랑무공훈장 수훈자로 선정됐다.
그의 아들 이광철 님은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이 훈장을 받으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아버지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이분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 75년 만에 무공훈장을 받은 유격부대장
고(故) 이종학 님은 황해도 벽성군에서 태어나 6・25 전쟁 당시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전쟁 발발 후 학생들과 함께 학도의용대를 결성해 반공 활동을 하던 중 미8240부대 예하 동키(Donkey)11부대로 편입·부대를 재창설했다. 그는 부대장으로서 유격작전을 지휘해 1951년 4월 옹진군 교정면에서 북한군 순찰대를 기습한 송림리 전투에서 적 17명을 사살하고 피란민 1200명을 구출하는 등 전투 및 지휘 역량을 발휘했다. 정부는 그 공적을 인정해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그는 6・25 전쟁 휴전 직전의 유격작전 중 우측 팔다리와 귀에 총상을 입는 등 위기에 처한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나, 유격작전 중 전사한 부대원들을 생각해 자신의 무공에 대한 공로를 드러내지 않고 숨겨왔다.
그의 아들 이용호 님은 “늘 자신보다는 함께 전투에 나갔던 유격대 전우를 추모하며 전우회 활동을 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나고 자랑스럽다”며 “이제라도 6・25 전쟁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무공수훈을 받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며, 노력해 주신 국방부 관계자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 함경북도에서 전사, 유격대 사령관에게 무공훈장
고(故) 최제부 님은 6·25 전쟁 기간 부산 영도에 주둔하며 함경도와, 강원도 북부에 공중 및 해안으로 침투해 유격작전을 수행한 영도유격대의 함경남도 일대의 유격대 사령관이었다. 1951년 9월 50여 명의 대원과 함께 미수송기로 함경도 혜산군 일대를 공중침투 한 후 신정수리 전투에서 적 14명을 사살하고, 통신시설을 비롯한 적의 중요시설을 파괴하는 등 여러 유격작전을 수행했다. 정부는 그 공적을 인정해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그는 치열한 전투 속에서 적의 총탄에 흉부에 총상을 입고 장렬히 전사, 전투 상황에서 시신을 수습할 수 없었던 대원들은 가매장한 후에 봉환하려 하였으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유족인 아들 최재명 님은 “아버님은 제가 얼굴도 기억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전사하셨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기에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으며, 늦었지만 아버님의 전투무공을 인정받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국방부 6.25비정규군보상지원단은 '6·25 비정규군 공로금 지급 신청'을 지난 4월 1일부터 오는 2026년 3월 31일까지 1년간 접수하며, 비정규군의 활약상과 고귀한 희생정신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단 한 분이라도 더 신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내, 홍보하고 있다.
주요 방송매체 및 전광판, 유관 기관・지방자치단체 누리집(홈페이지) 등 온오프라인을 통한 안내는 물론 생존자분들의 연세, 생활·활동 반경 등을 고려해 대한요양협회・대한노인회・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가보훈부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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