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전 폐허 딛고 선 문화강국… 6·25 전쟁 76주년 "첨단 정예 강군 도약 의지 천명"
안규백 장관 "문민 사명 수임…국민의 군대 재건 가속"
정전 73년 통계와 기록…22개국 영웅들이 지킨 번영
북중러 밀착·핵 위협 고도화…온 국민 총력대응 절실
[파이낸셜뉴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6·25 전쟁 발발 76주년을 맞아 한국전쟁에 참전한 호국영령과 유엔군 참전용사들의 명복을 기리며, 문민장관에게 부여된 "미래지향적 국방 개혁의 과업을 완수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안보 의지를 천명했다. 대한민국은 남북한 군인과 민간인,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온 중공군을 포함해 무려 500만 명에 달하는 세계사적 사상자를 내고 전 국토가 초토화된 동족상잔의 거대한 비극 위에 오늘날의 번영을 이뤄냈다. 하지만 북핵 고도화와 북·중·러 안보 밀착으로 한반도의 상황은 여전히 엄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폐허에서 희생으로 피어난 번영, 첨단 정예 강군으로의 도약
안 장관은 2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발발한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넋을 깊이 기린다. 아울러 이름도 언어도 달랐지만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와 준 전 세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혹한 폐허 위에서 묵묵히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길을 걸었다"면서 "그 결과 세계가 흠모하는 민주공화국, 부강한 선진 문화강국으로 우뚝 섰다. 이는 국민이 이뤄낸 우리 역사의 값진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력한 대비태세와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적의 무모한 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한편 과거의 낡은 안보 패러다임과 냉전의 도그마를 넘어 인구절벽과 인공지능(AI)·유무인 복합전 등 시대적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첨단 정예 강군으로 도약해나가야 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다음 시대의 승리'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민장관에게 부여된 국민의 군대 재건의 사명과 미래지향적 국방 개혁의 과업을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관되게 완수해 나가겠다"라면서 "호국영령의 희생을 가슴에 새기고 참전용사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며 더 강한 안보와 굳건한 대한민국의 미래로 그 뜻에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족상잔·잔혹한 500만 사상자… 유엔 참전국의 희생, 인류애의 역사
6·25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오늘의 번영은 당연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한반도의 기적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73년째 종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분단 현실 속에서, 전 국토의 80%를 잿더미로 만든 동족상잔의 비극 위에 세워진 결실이다.
전쟁의 가장 참혹한 불길은 무고한 민간인을 덮쳤다. 북한군의 무차별적인 숙청과 학살, 후방을 강타한 폭격으로 인해 남한 민간인만 99만여 명(사망 24만·학살 13만·부상 23만·행방불명 30만 등)이 화를 입었다. 북한 지역 역시 전쟁의 참화 속에 150만여 명에 달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 국토의 공장, 학교, 주택이 완전히 증발한 폐허 속에서 1000만 명의 이산가족과 수백만 명의 전쟁고아, 미망인이 거리를 메웠고 온 민족이 극심한 가난과 생존 투쟁의 길로 내몰렸다.
군인들의 피해는 세계 전쟁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파괴적이었다. 우리 국군 장병 62만여 명(전사 13만·부상 45만 등)과 미군을 비롯한 22개국 유엔군 사상자 15만여 명이 한반도의 이름 모를 고지를 피로 물들였다. 전쟁 기간 한반도 땅을 밟은 유엔군 전체 인원은 195만7000여 명에 달한다. 미국이 가장 많은 178만9000여 명의 장병을 신속히 전선에 투입했으며, 영국(5만5000여 명), 캐나다(2만6000여 명), 터키(튀르키예·1만5000여 명), 호주(1만7000여 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사하거나 사망한 유엔군 장병만 3만7900여 명에 육박하며, 부상자는 10만3000여 명, 실종 및 포로가 된 인원도 9900여 명에 달했다. 특히 미군은 3만3000여 명의 전사자를 내며 가장 큰 희생을 치렀다. 특히 1950년 10월, 전세를 뒤엎기 위해 압록강을 넘어 '인해전술'로 기습 참전한 중공군(중국 인민지원군)의 개입으로 전쟁은 잔혹상을 더했다. 수많은 국군과 유엔군을 사지로 몰아넣은 중공군은 그 대가로 아군 측 추산 123만 명(사망 및 전사 40만·부상 48만 등)에 육박하는 괴멸적인 인명 손실을 입은 것으로 기록됐다. 군과 민간인을 합쳐 50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이 비극에 대해 세계적인 군사연구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무자비하고 파괴적이었던 20세기 최대의 제한전"이라고 평가한다.
■북중러 안보 밀착과 북핵 고도화, 온 국민의 '총력대응' 의지 절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부강한 선진 문화강국으로 눈부시게 성장했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거시적 안보 지형은 76년 전 전쟁 발발 당시와 비교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냉정한 진단이다. 오늘날의 안보 환경은 오히려 복합적인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핵탄두 고도화와 전술핵 위협을 가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중·러의 군사적·정치적 밀착 체계가 냉전 시절 이상으로 강화되면서 한반도 역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와 군사 리포트들은 "현대 전장에서 안보는 군대나 무기체계의 우월함만으로 지켜질 수 없다"고 경고한다. 총력전 양상을 띠는 현대전의 특성상, 국가의 생존은 군인들의 강력한 군사대비태세뿐만 아니라 적의 어떠한 위협과 심리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온 국민의 수호 의지와 국가 총력 대응 태세가 갖춰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 안 장관이 "낡은 안보 패러다임과 냉전의 도그마를 넘어 첨단 정예 강군으로 가겠다"고 강조한 것 역시, 군의 체질 개선과 동시에 국민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총체적 안보 역량을 구축하겠다는 과업 완수의 의지로 해석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