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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찌릿~” 발 통증 방심할 수 없는 이유[100세 시대 건강 설계]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9.11 16:53

수정 2025.09.12 10:55

걸음걸이 균형 무너뜨리는 '족저근막염'..방치하면 만성통증으로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 중요...생활속 관리 필수
유현규 원장(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제공
유현규 원장(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바른세상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사무직에 종사하는 40대 김모씨(남)는 몇 달 전부터 발뒤꿈치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래 서 있어서 생긴 단순한 피로라고 생각했지만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반복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줬다. 통증을 피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걸음걸이가 변했고 그 결과 무릎과 허리까지 통증이 번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의 진단명은 '족저근막염'이었다.

발은 우리 몸을 지탱하며 체중을 분산하고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며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발에 생긴 통증을 방치할 경우 그 통증이 전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겪는 발목 염좌,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같은 족부 질환들이 단순히 발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면 종아리 근육이 긴장하고 걸음걸이가 바뀌어 무릎에 부담을 준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서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서 무릎, 엉덩이, 허리에까지 연쇄적으로 통증을 일으킨다.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발목 염좌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반복되면 발목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발목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작은 충격에도 발목이 쉽게 꺾이며 균형이 무너지고 낙상 위험까지 높아진다.

문제는 발의 작은 불균형이 걸음걸이 전체를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체중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무릎 관절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져 연골 손상으로 이어지고 골반이 비틀리면서 허리 통증으로 번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척추 정렬에도 영향을 미쳐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나 척추 측만증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결국 발에서 시작한 작은 이상이 몸 전체의 근골격계 문제로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발 건강은 단순히 발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생활 속 관리 또한 필수적이다.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을 신는 기본적인 습관에서부터 체중조절, 발목 근력 강화 운동, 스트레칭 같은 간단한 관리가 큰 차이를 만든다. 특히 족저근막 스트레칭이나 발목 안정화 운동은 흔한 질환의 재발을 막고, 몸 전체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발에서 시작한 작은 통증, 가볍게 넘기지 않고 제때 관리하는 것이 곧 전신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유현규 원장(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 정형외과 전문의)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