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EU, 저평가 위안화·공급 과잉 정면 비판
멕시코, 전략 품목 1463개에 최고 50% 관세
한국 기업도 영향권…수출·공급망 재점검 불가피
멕시코, 전략 품목 1463개에 최고 50% 관세
한국 기업도 영향권…수출·공급망 재점검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연간 무역흑자가 사상 첫 1조달러(약 1468조원) 돌파를 확실시한 가운데 세계 주요국이 잇달아 '중국 겨냥 고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율 왜곡을 공개 비판했고, 유럽연합(EU)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가능성을 경고했다. 멕시코는 주요 품목에 최대 50% 관세를 확정했다. 미국에서 시작된 트럼프발 고관세 전선이 유럽과 중남미 등 전세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IMF·EU "中, 글로벌 질서 왜곡"…고관세 압박 전면화
IMF와 EU는 중국의 무역·환율 구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동시 압박에 나섰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1월 중국의 상품 무역흑자는 1조759억달러로 연간 기준 첫 1조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IMF는 중국 성장률 전망을 올해 5.0%, 내년 4.5%로 상향했지만 "미중 관세 휴전과 중국의 거시부양책이 단기 효과를 냈을 뿐 구조적 한계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의 경고는 더욱 노골적이다. 중국 주재 EU 상공회의소는 올해 유로 대비 위안화 가치가 10년 만의 최저 수준(7.5% 하락)으로 떨어졌다고 비판하며 "저평가 위안화는 사실상의 수출 보조금"이라고 지적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회장은 "중국발 가격 압력은 유럽 산업의 심장부를 위협하고 있다"며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중국 국빈 방문 직후인 지난 7일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인터뷰에서 "중국이 유럽을 상대로 쌓아온 막대한 무역흑자에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EU도 고율 관세 같은 강력한 조치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U의 올해 대중 무역적자는 3000억유로(약 514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 시장으로 향하던 중국산 물량이 대거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유럽 산업이 이중 압력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EU가 실제로 고관세를 도입하려면 집행위원회 조사가 필요하고 회원국 합의라는 높은 문턱이 있지만, 전기차·배터리 등 특정 품목을 중심으로 제한적 관세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멕시코도 중국 '타깃', 최대 50% 관세
중남미에서도 중국을 겨냥한 고관세 움직임이 현실화했다. 멕시코 상원은 10일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찬성 76표로 통과시켰고, 대통령 서명 후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은 자동차·기계·철강·플라스틱·섬유 등 17개 전략 분야에 총 1463개 품목을 지정해 기존 0~35%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316개 품목에는 처음으로 관세가 부과된다.
관세 타깃은 사실상 중국이다. 최근 10년간 중국과 멕시코 간 교역은 2배 이상 증가했지만 멕시코는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왔다. 지난해 기준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약 1200억달러에 달했다.
한국 역시 영향권에 있다. 올해 3·4분기까지 한국은 멕시코와 교역에서 120억98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수출품 대부분이 이번 관세 대상과 겹친다. 한국과 멕시코는 2000년 투자보장협정을 체결했지만 관세를 방어할 FTA는 없다. 반면 미국·캐나다·EU·일본 등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국가는 이번 고관세 조치에서 제외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의 통상 전략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멕시코는 수출의 80%가 미국으로 향하고, 수입의 40% 이상도 미국에서 들어오는 구조다. 멕시코가 중국과 일정 거리두기를 택한 것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와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정지 작업이란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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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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