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직매립 금지' 첫날, 쓰레기 대란 없었지만..."종량제봉투값 얼마나 오를까" [주말의 디깅]

성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3 15:00

수정 2026.01.03 15:00

민간 소각 의존 확산, 처리비용 상승 불가피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가능성 높아져
수도권매립지의 종료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2026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방안이 전격 시행됐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선별이나 소각 없이 매립하지 못하게 막는 제도로 조치가 시행되면 소각장에서 태운 뒤 소각재만 묻을 수 있다. 사진은 인천 서구 검암동 수도권매립지. /연합뉴스
수도권매립지의 종료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2026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방안이 전격 시행됐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란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선별이나 소각 없이 매립하지 못하게 막는 제도로 조치가 시행되면 소각장에서 태운 뒤 소각재만 묻을 수 있다. 사진은 인천 서구 검암동 수도권매립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일부터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땅에 바로 묻는 직매립이 전면 금지됐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쓰레기 대란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수도권 지자체들이 민간 소각시설 위탁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하면서 급한 불은 끈 모양새다.

하지만 제도가 안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생활폐기물 발생 구조, 지역별 처리 능력 격차, 민간 소각 의존에 따른 비용 부담까지 구조적인 문제가 동시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매립 금지 이후의 폐기물 정책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국 생활폐기물 절반이 수도권에서 나와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공장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포장재·부산물인 배출시설계 폐기물,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건설폐기물, 그리고 의료폐기물이나 유해 화학물질처럼 특별 관리가 필요한 지정폐기물이다. 직매립 금지의 대상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려지는 생활폐기물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은 1705만t이다. 이중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절반 수준(약 47.5%)인 809만t에 달한다. 2024년 기준 시·도별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보면 경기도가 434만t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89만t, 인천은 83만t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생활폐기물은 1705만 톤 중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약 47.5%인 809만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발생량을 살펴보면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도가 434만t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89만t, 인천은 83만t이었다. 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전국에서 생활폐기물은 1705만 톤 중 수도권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이 약 47.5%인 809만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발생량을 살펴보면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도가 434만t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289만t, 인천은 83만t이었다. 자료=기후에너지환경부

민간 소각시설 이용시 폐기물 처리 비용 최대 두 배

직매립이 금지되면 생활폐기물은 소각이나 재활용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수도권의 공공 소각시설 용량은 이미 포화 상태다.

당장 제도 시행 초기에 혼란이 크지 않은 것은 이러한 민간에 위탁할 수 있기 덕분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6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33곳은 기존 공공 소각시설 활용이나 인근 지자체 협약 등을 통해 직매립 금지 이행이 가능한 것으로 분류됐다. 이는 해당 지자체들이 별도의 신규 소각시설을 즉각 확충하지 않더라도, 현재 보유한 처리 인프라나 광역 단위 협력을 통해 생활폐기물을 매립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는 의미다.

나머지 33곳은 소각 용량 부족으로 민간 소각시설 위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25곳은 이미 민간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나머지 8곳도 이달 중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계약 공백 기간에는 임시 보관시설을 운영해 처리 차질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위치한 민간 소각시설 /뉴시스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위치한 민간 소각시설 /뉴시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법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공공 소각 인프라 확충 없이 민간 소각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처리 비용과 운영 안정성 모두 지자체가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로 굳어질 수 있다.

실제 수도권매립지로 생활폐기물을 직매립할 경우 1톤당 처리 비용은 약 11만6000원이다. 여기에 환경부담금 등 제반 비용을 더하면 15만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반면 민간 소각시설을 이용하면 운송비와 전처리 비용이 추가돼 1톤당 18만 원에서 많게는 28만 원까지 비용이 치솟는다. 이에 따라 일부 지자체에서는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폐기물 처리 관련 예산이 수십 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공공시설 확충이 필요하지만 실현은 요원하다. 직매립 금지 조치는 2021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예고됐지만, 이후 4년 동안 수도권에 새로 설치된 공공 소각시설은 단 한 곳도 없다.

종량제 봉투값 인상 부담 커졌다

쓰레기 처리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간 종량제 봉투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기후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L 가정용 종량제봉투의 전국 평균 가격은 512원으로, 20여 년 동안 112원 인상에 그쳤다./연합뉴스
쓰레기 처리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간 종량제 봉투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기후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L 가정용 종량제봉투의 전국 평균 가격은 512원으로, 20여 년 동안 112원 인상에 그쳤다./연합뉴스

폐기물 처리 비용이 증가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쓰레기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간 종량제 봉투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기후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L 가정용 종량제봉투의 전국 평균 가격은 512원으로, 2003년 4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20여 년 동안 112원 인상에 그쳤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과 폐기물 처리 비용 증가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상 폭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쓰레기 처리 비용 가운데 종량제봉투 판매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24.7%에 그치며, 이 비중은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종량제 봉투값 인상을 통해 쓰레기 발생에 대한 주민 부담을 일정 부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수도권 직매립 금지 조처로 인해 지자체의 폐기물 처리 여력이나 재정 상태에 따라 종량제 봉투 가격의 인상 시기는 달라질 수 있지만 피할 수는 없는 흐름으로 보인다. 이미 광명시는 올해부터 5년간 매년 10%씩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을 예고했고, 평택시도 올해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수도권 직매립 금지 조처를 계기로 수년간 저가에 머물러 있던 쓰레기 종량제봉투값이 얼마나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종량제봉투 가격이 급등하면 저소득층의 생계에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종량제봉투 가격 조정 가능성 등은 향후 몇 달간 실제 데이터를 통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디깅 digging'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땅을 파다 dig]에서 나온 말로, 요즘은 깊이 파고들어 본질에 다가가려는 행위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주말의 디깅]은 한가지 이슈를 깊게 파서 주말 아침,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sms@fnnews.com 성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