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란 사태 리스크' 현실화…韓 가전·車·반도체 ‘물류·에너지·수요 둔화’ 삼중고

임수빈 기자,

정원일 기자,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3.03 16:48

수정 2026.03.03 16:48

물류비 급등. 에너지 수급 불안, 현지 수요 위축 우려 우회 항로 이용할 경우 해상운임 최대 80% 상승해 에너지 수급 불안정으로 장기화시 전력 요금 압력도 가전·車 해운운임 타격, 반도체 등 항공 운임 급등 리스크 현지 소비 위축도 중동 시장 공략 가전 업계에 악영향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 충돌 격화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이란이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30%가 지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거론하면서 우회 루트 활용에 따른 물류비 부담 역시 가중될 조짐이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전 제품·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물류비 급등'에 '에너지 수급 불안', '현지 수요 위축'까지 겹쳐 삼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들은 중동 정세 악화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급망 점검과 직원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점검 중인 가장 큰 단기 변수는 물류비다.

이란이 봉쇄를 거론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우회 항로를 활용할 경우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하고, 육로 운송과 통관 절차 증가로 운송 기간도 3~5일 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산업 분야는 해상 컨테이너 운송 비중이 높은 가전(삼성전자·LG전자)과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다. 대형 가전과 완성차는 대부분 선박을 통해 수출되는데,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운송 기간이 지연되고 물류비도 치솟을 수 있어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중동 지역 법인들은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물류 대체 경로를 검토하고, 거래선과 함께 수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의 평균 마진이 5~10% 수준인데 운송비가 1~2%포인트 상승하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전자 산업은 항공 운송 비중이 높아 항공 운임 급등과 납기 리스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원유의 70.7%, LNG의 20.4%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동의 핵심 에너지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유가 상승과 함께 국내 산업 전반에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 달 이상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력요금 인상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제조업 전반의 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고 특히 석유화학 산업이 가장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전쟁에 따른 현지 수요 위축도 변수로 떠오른다. 중동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에서 각각 1·2위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 시장이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점유율 36%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전쟁이 장기화돼 해당 지역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판매 감소로 직결될 수 있어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 상승도 부담이지만, 더 우려되는 건 현지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는 상황"이라며 "유가 급등과 환율 변동이 겹치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둔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