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안전운임제 확대 시급하다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16 18:31

수정 2026.04.16 18:31

박성현 사회부 기자
박성현 사회부 기자
프로야구 사상 33번째 사이클링히트까지 2루타 하나만 남은 순간, 삼성 라이온즈 타자 박승규는 중견수가 타구를 놓치자 2루를 지나 곧장 3루까지 내달렸다. 8회말 동점 상황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질주였다. 그는 경기 후 "아예 멈출 생각이 없었다. '팀에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절박함은 고유가에 생계를 위협받는 운송업자들이 바라는 정부·국회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16일 오후 기준 서울 평균 L당 경유 가격은 2014원을 돌파했다. 중동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대비 350원 넘게 올랐다. 주유소에서 만난 화물차주와 대형버스 운전자들은 늘어난 한 달 주유비 지출이 100만원을 훌쩍 웃돈다며 "시동을 꺼야 할 판"이라고 호소했다.

다행히 정부와 국회가 대응에 나섰다. 화물차 대상 L당 경유 가격이 1700원을 넘을 경우 초과분의 50%를 지원하던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비율을 70%로 확대했으며, L당 180원 수준인 지급 상한액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추경을 통해 여태 유가연동보조금 수혜 대상에서 빠졌던 전세버스는 3개월간 월 40만원을 받게 됐다.

물론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한 베이스 더 가는 대응이 필요하다. 이번 조치는 단기간에 종료되는 '일몰 구조'에 그친다. 반면 유가 충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동 핵심 에너지시설 파괴로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 현상은 역사적으로 반복된 '상수' 위기에 가깝다. 잠깐 보조금 지급기간을 늘려주는 정책만으로는 업계의 불안한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상시화해 운송업자들이 유가에 휘둘려 핸들을 놓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당정은 전세버스 보조금이 현장에 닿지 않는다는 불만 역시 경청해야 한다. 전세버스 상당수가 지입 형태로 운영되면서 유류비 부담은 기사 개인이 지는 반면, 보조금은 법인에 지급되는 구조다. 관련법 한계를 보완해 지입차주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 도입이 시급하다.

근본적인 대책은 안전운임제 확대다.
유가 등 운송비용을 반영해 적정 운임을 보장하는 제도이지만 현재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등 화물 품목 6%에만 적용된다. 정부가 대상 확대를 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지만 결과 도출까지 약 1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장이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3루까지 향하는 발빠른 결단이다.

ps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