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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철도 짓고 운영까지… '한국형 패키지'로 베트남 공략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4.21 18:32

수정 2026.04.21 18:33

한·베 상생 발전 협력 포럼
기획·개발·운영·금융 모두 결합
패키지형 협력 방안 집중 논의
LH '동남신도시' 개발 협약식
한국형 도시개발 성공 가늠자로
독자 기술력 갖춘 KNR·코레일
철도 분야 노하우 구축 경험 공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한-베트남 상생 협력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한-베트남 상생 협력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석 특파원

신도시·철도 짓고 운영까지… '한국형 패키지'로 베트남 공략
【파이낸셜뉴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특파원】 "스타레이크 시티와 박닌성 신도시 개발, 호찌민 도시 철도 사업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성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 기업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간에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한국에 출장을 갈 때마다 '한국 도시처럼 개발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북남고속철, 하노이·호찌민 도시철도, 대중교통중심개발(TOD) 등 베트남의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더욱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더욱 투명한 행정으로 뒷받침 하겠습니다."(레 아잉 뚜언 베트남 건설부 차관)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 협력이 최근들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국가 인프라 협력 분야에서 기획·개발·운영·금융을 모두 결합한 '패키지형' 모델로 전환하며 새로운 전기를 만들고 있다.

그동안은 국내 기업이 사업 전반에 관여하기 보다 업체가 개별 수주 형식으로 참여하던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국내 업체들이 직접 사업 구조 설계부터 장기 운영까지 모두 책임지는 이른바 '코리아 원팀'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행사의 일환으로 베트남 하노이 시내 쉐라톤 하노이 웨스트 호텔에서 열린 '한·베 상생 발전 협력 포럼'에서는 도시, 교통 등 각 분야에서 이 같은 달라진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건설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한·베 양국 인프라 당국과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동남신도시, 한국형 도시개발 첫 시험대

이날 포럼의 첫 단추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그동안 공들여 온 동남신도시 개발 협약식이었다. 하노이와 인접한 박닌성 일대에 조성되는 이 사업은 총 810ha 규모로, 총 3개 지구로 나눠 개발된다. 1지구만 243ha에 달하며 약 12만3000명을 수용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1지구 기준 약 1조2000억원 규모이며, 2026년부터 2075년까지 장기간 추진된다.

베트남은 빠른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도시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가 해마다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도시화율은 약 39%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도심 주택 부족과 교통 인프라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도시화율을 최소 50%로 끌어올리고 주변 도시 수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이 베트남 정부의 신도시 계획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임현성 LH 베트남 지사장은 이날 포럼 발표에서 "동남신도시는 단순한 주거 공급 사업이 아닌 전반적인 도시 기능을 통합 설계하도록 조성하는 게 특징"이라며 "동남신도시는 '포용 도시', '스마트 연결 도시', '자족형 도시'를 핵심 개념으로 녹지·수변 네트워크와 교육·의료·비즈니스 기능이 결합된 복합 구조로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방식도 기존과 차별화된다. 민간 17개사와 공공기관 7개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개발·금융·시공·운영을 통합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동남신도시가 한국형 도시개발 모델의 해외 확산 여부를 가늠할 '레퍼런스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협력, 20년 전 佛서 기술 독립한 K노하우 공유할 것"

이날 포럼에서는 철도 분야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국가철도공단(KNR)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포럼에서 한국이 선진국의 기술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통해 독자적인 운영 노하우를 구축한 경험을 공유했다.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고속철도와 도시철도 인프라 조성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기술과 운영 방식이 국가표준으로 자리잡느냐가 향후 시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KNR은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해당 시스템은 한국만의 노하우가 결집된 시스템으로 베트남에서 이를 도입할 경우 약 10억달러 규모의 수입 대체 효과와 함께 운영 과정에서의 유지보수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성을 크게 높이고, 열차 간격 정밀 제어가 가능해 선로 용량 확대와 배차 간격 단축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KNR 측은 베트남 협력 방안으로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 전수 △운영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시스템 호환성과 확장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특히 고속철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의 자생적 운영 능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코레일은 운영 역량을 강조했다. 열차 운행을 최적화해 에너지 사용을 10% 이상 줄이는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고속철 운영·유지보수(O&M) 컨설팅, 현지 인력 양성, 차량 및 정비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한 '종합 운영 패키지'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