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3급 뇌물수수' 검찰·공수처 핑퐁에 대부분 불기소
"검사 보완수사권·보완수사요구권 제도 미비로 신속·정확 수사 안 됐어"
"제도 미비 등, 범죄자 수사 차질"
[파이낸셜뉴스] 약 15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감사원 3급 뇌물수수 사건'이 형사사법체계의 구멍으로 미흡한 종결을 맞게 됐다. 기존에 수사를 진행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의 보완수사요구권을 거절하고, 검찰이 보완수사를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소시효가 임박해 일부 혐의만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정재신 부장검사)는 22일 오전 "이날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간에 보완수사 문제로 이견이 있었던 감사원 고위공무원(3급)의 뇌물수수 사건을 일부 기소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불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 혐의의 핵심은 감사원 부이사관까지 지냈던 김모씨가 재직 시절인 2014년부터 자신이 담당하는 피감기관의 공사를 수주하는 건설·토목 민간 기업으로부터 차명으로 만든 전기공사업체에 하도급 대금 명목으로 총 19회에 걸쳐 15억8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것이다.
수사 결과 검찰은 김씨의 혐의 중 3건·약 2억9000만원 상당에 대해서만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나머지 16건·12억9000만원 상당의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검찰은 보완수사요구와 보완수사 모두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건 송부일로부터 약 2년 4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진척되지 못한 채 일부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임박했다"며 "현재까지의 증거관계를 토대로 종국처분하면서 총 16회·약 12억90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는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수사는 감사원이 2021년 10월 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공수처는 이에 2022년 2월부터 약 1년 9개월간 수사를 진행했고, 2023년 11월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상당수의 공사 부분에 있어 피의자 개입을 인정할 직접 증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고, 뇌물액수 산정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공수처의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공수처는 곧바로 기각사유에 대한 별다른 보완 없이 바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달아 사건을 송부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사건을 송부받은 검찰은 2024년 1월 공수처에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보완수사요구권을 행사했지만, 공수처는 '보완수사요구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은 사법경찰관에게만 허용되므로, 검사 중심의 기관인 공수처는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취지다.
중앙지검은 이에 따라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직접 하기 위해 지난해 5월 김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검사에게 공수처 사건의 추가 수사권을 부여하는 법령상 근거가 없다'며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검찰과 공수처는 사건 처리를 위해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했고, 결국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 직전인 이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다.
안동건 서울중앙지검 제1차장검사는 이날 서울고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고 검찰 자체의 보완수사권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여실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말했다.
안 차장검사는 "향후 제도 변화에 따라 공수처뿐만 아니라 중수청, 경찰과의 관계에서도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의 보완수사가 불가능하고 보완수사요구가 실효적으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번과 같은 사례가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