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휴전 약속 깨고 레바논 진격 확대 지시...전략 요충지 보포르 함락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을 선언한 지 불과 6주 만에 다시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 중재 하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방 관계자들이 만나 평화 방안을 논의한 지 이틀 만에 중동은 다시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31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 남부 전선에서 지상 작전 확대를 공식 지시하면서 "헤즈볼라의 통제하에 있던 지역에 대한 우리의 지배력을 더욱 심화하고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 등이 중재해 지난 5월 15일 휴전 기간을 45일 연장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보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대규모 로켓과 드론 공격을 퍼붓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900년 역사를 지닌 보포르 성과 인근 능선을 장악했다.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을 통제하는 것은 지난 2000년 5월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한 지 26년 만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자신의 SNS에 보포르 성에 이스라엘 국기와 골라니 여단 깃발이 걸린 사진을 공유하며 "이번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헤즈볼라의 전력을 분쇄하기로 결연히 다짐했다"며 보포르 성을 이스라엘의 안보 구역으로 계속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보포르 성이 레바논 남부와 이스라엘 북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고지인 만큼, 이스라엘군이 향후 작전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이미 리타니 강까지 통제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북쪽으로 약 10km 더 떨어진 자하라니 강까지 진격을 시도하고 있으며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인 나바티에 인근에서도 작전을 수행 중이다.
4월 중순 휴전 선언 이후에도 양측은 산발적인 교전을 이어왔다. 특히 헤즈볼라는 방공망으로 요격하기 까다롭고 조립이 간편한 저가형 자폭 드론을 적극 활용해 이스라엘군에 타격을 입혀왔다. 이스라엘 내부의 정치적 압박도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책을 부추겼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는 베이루트 외곽까지 타격하는 등 레바논에 대한 더 강력한 군사 조치를 촉구하며 네타냐후를 압박하고 있다.
양측의 무력 충돌로 인한 민간인 피해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자하라니 강 이남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며, 31일 하루 동안에만 레바논 남부 지역에 40차례가 넘는 공습을 감행했다. 레바논 정부에 따르면 이번 분쟁으로 지금까지 337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20만명이 넘는 레바논 주민들이 피난길에 올랐다. 이스라엘 측에서도 군인 24명과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북부 주민 수만 명이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국제사회도 급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레바논의 급격한 폭력 사태 고조를 이유로 오는 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