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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엔비디아 AI 칩 중국 우회 수출 차단 조치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06:44

수정 2026.06.01 06:44

엔비디아 GB10 그레이스 블랙웰 수퍼칩.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 GB10 그레이스 블랙웰 수퍼칩.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이 해외 법인을 통해 엔비디아, AMD 등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우회 수입하던 허점을 막기 위해 전격 조치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본사가 중국에 있는 기업이라면, 해당 법인이 중국 영토 밖에 위치해 있더라도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 시 반드시 당국의 사전 허가(라이선스)를 받도록 하는 새로운 규제 지침을 기습 발표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핵심 AI 칩이 말레이시아 등 제3국에 위치한 중국계 법인으로 대량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긴급 처방이다.

이번 상무부의 지침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AI 역량 강화를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핵심 최첨단 칩들이 지난 1년간 합법적인 구멍을 통해 중국계 손으로 넘어갔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문제가 된 구멍은 지난해 5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제정된 'AI 확산 방지 규칙'의 집행을 돌연 유예하면서 발생했다.

전 세계적인 AI 칩 접근권을 통제하던 이 규칙의 집행이 멈추자, 중국 AI 기업들은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미국의 통제선 위에 있는 최첨단 반도체를 규제 없이 사들여 왔다.

이번에 우회 수출 통로가 확인된 반도체에는 엔비디아의 최신형 '블랙웰'과 차세대 '루빈' 프로세서, 그리고 AMD의 최첨단 AI 가속기인 'MI350x'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사정에 정통한 반도체 업계 소식통은 "정부 규제의 허점이 열려 있던 지난 1년 동안 우회 수출된 최첨단 칩의 규모가 수십만 개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직 미국 국무부 관리이자 기술 정책 전문가인 크리스 맥과이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것은 엄청나게 큰 문제"라며 "중국 기업들이 규제 허점을 이용해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칩을 라이선스도 없이 대규모로 구매해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조치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 지침은 향후 수출될 칩에 대한 라이선스 취득만을 의무화했을 뿐, 이미 제3국에서 중국계 기업들이 구축해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의 칩 사용을 중단시키거나 서버 등 첨단 컴퓨팅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서비스) 공급을 차단하는 강제 조항은 포함하지 않았다.
이미 유출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중국계 기업들의 AI 인프라 운영은 막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편, 이번 기습 조치와 관련해 미 상무부와 엔비디아, AMD 측 모두 즉각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 강화로 인해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단기적인 해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