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가로수길도 못 피한 공실...빈 상가 살리는 '셀프 스토리지' [fn 인사이트]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15:42

수정 2026.06.01 15:39

공실 늘고 임대료는 못 낮추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 '딜레마'
셀프 스토리지 새 투자처 부상
아이엠박스, 400호점·AI 운영 추진

남성훈 아이엠박스코리아 대표. fn인사이트
남성훈 아이엠박스코리아 대표. fn인사이트
[파이낸셜뉴스] "한때 서울에서 가장 잘 나가던 상권도 공실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남성훈 아이엠박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노동일 파이낸셜뉴스 주필과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가로수길, 이대 앞 상권 등으로 대표되던 핵심 상권이 쇠퇴하는 가운데 셀프 스토리지(Self Storage)가 공실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무너진 상업용 부동산
과거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꼽혔던 가로수길은 현재 공실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 대표는 그 원인으로 젠트리피케이션과 과도한 임대료를 꼽았다.



남 대표는 "핫플레이스에 자영업자와 유동 인구가 몰리면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기 시작한다"며 "특히 가로수길은 글로벌 기업 애플이 들어오면서 주변 상가 임대료가 폭등했고, 이를 버티지 못한 임차인들이 성수동이나 압구정 로데오 등으로 이탈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임대료를 쉽게 낮추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임대료 인하가 곧 건물 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가로수길 건물주들은 자금력이 있어 당장 다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임대료를 낮춰 계약하는 순간 건물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차라리 비워두는 것을 택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압구정 재개발에 따른 수혜 기대로 장기 공실을 유지하는 측면도 있어, 단기간에 공실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실 해결사로 떠오른 셀프 스토리지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아이엠박스는 공실이 된 상업용 부동산을 셀프 스토리지로 전환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셀프 스토리지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일정 공간을 임대해 짐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미국(시장 규모 60조원)과 일본(2조원) 등 선진국에서는 호텔, 물류센터와 함께 하나의 상업용 부동산 분야로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성장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5월 말 기준 전국 약 250개 지점을 운영 중인 아이엠박스는 상권 변화에 따라 수요가 줄어든 상업용 공간을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표 사례가 이대·신촌 일대다. 과거 대학가 핵심 상권이었던 이 지역은 학생 인구 감소와 소비 패턴 변화로 공실 문제가 심각해졌지만, 최근 오피스텔과 소형 주거시설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수요가 형성됐다.

남 대표는 상권 쇠퇴와 달리 주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기존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죽어 힘들어하는 임대인들이 많았는데, 아이엠박스가 이대 상권에 지점을 오픈하며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특히 "서울 외 경기권에서는 기존 임대료 대비 두세배 이상의 매출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엠박스는 현재 연간 150%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26년 말까지 전국 400호점 개설을 목표로 잡고 있다.

■연기금도 주목하는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
셀프 스토리지의 국내 성장에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남 대표는 "실제로 국민연금도 국내 대체 투자 영역 중 셀프 스토리지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출자한 바 있으며, 글로벌 자금들도 이미 한국, 일본, 호주 등에서 건물을 매입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엠박스도 현재 기관들과 큰 규모의 펀드 조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엠박스는 창고 사업을 넘어 AI 기반 부동산 운영 플랫폼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현재 AI 기반 자동 가격 조정과 무인 운영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향후 이를 상업용 부동산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남 대표는 "최근 클로드(Claude) 기반의 AI 시스템을 도입해 완전한 자동화 시스템을 세팅해 두었다"며 "앞으로 이를 더 발전시켜 상업용 부동산 건물을 완전히 자동화된 AI 기술로 운영하며 수익도 내고, 자연스럽게 자산 가치가 올라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