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젠슨 황, 한국 기업만 따로 만난다 … 더 끈끈해진 AI 동맹[컴퓨텍스 2026]

최혜림 기자,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1 18:10

수정 2026.06.01 21:34

삼성·SK·LG·네이버 경영진 참석
로봇·클라우드·IT협력 논의한 듯
K반도체, 칩공급 넘어 달라진 위상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운데)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 '코리안 파트너 나잇'에 참석해 한 시민이 건넨 공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운데)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 '코리안 파트너 나잇'에 참석해 한 시민이 건넨 공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 '코리안 파트너 나잇'에 참석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열린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 '코리안 파트너 나잇'에 참석해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 타이베이(대만)=정원일 최혜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에서 한국 기업인들만을 위한 별도 회동을 마련하며 'K-기업 챙기기'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해외 행사 현장에서 특정 국가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별도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인 한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전장·로봇·클라우드·IT 등 AI 산업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젠슨 황, 대만서 현지 기업 제치고 韓기업과 회동
1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대만 타이베이 현지 식당에서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자리인 '코리안 파트너 나잇'을 열었다.

아시아 최대 AI 전시회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이 열리는 대만에서 대만 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들과 별도의 회동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대만 현지에서도 이 같이 한국을 우대하는 움직임에 불만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께부터 참석자들이 속속 식당에 도착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황 CEO의 장녀인 메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도 참석해 국내 기업인들과 악수와 포옹을 나누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7시15분께 황 CEO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이어 황 CEO가 맥주잔을 들어 건배를 제안하자 국내 기업인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올해 처음 이 같은 이례적인 행사를 마련한 것을 두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AI 인프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방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황 CEO는 이날 오전 대만 타이베이 뮤직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타이베이 2026'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고객과 파트너들은 컴퓨터를 사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라 AI 공장을 구축하고 싶어한다"며 "그래서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전체에서 기술이 구현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변화시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조연설에서 베라 루빈과 같은 AI 가속기뿐 아니라 로보택시용 '알파마요2' 추론모델과, 피지컬AI를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코스모스3' 등을 공개한 것도 'AI 인프라 기업'으로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을 참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을 참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황 CEO 기조연설 직접 청취하며 친분 과시
이날 오전 기조연설 현장에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하며 이목을 끌었다. 최 회장과 황 CEO는 이미 지난 2월에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른바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두 사람은 한 달여 뒤인 3월 새너제이 GTC 2026에서 다시 만나 친분을 과시했다.

GTC 타이베이 참석 역시 그 연장선에서 현장 기조연설을 직접 청취하고, 양사가 함께 그려온 AI 인프라 로드맵을 다시 한번 맞춰보는 자리라는 평가다.

특히 경영진들이 직접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교류하는 것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AI 생태계 속에서 협력 관계를 확대하고,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곽 사장과 함께 황 CEO의 기조연설을 청취한 최 회장은 연설 내내 발표 내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참석이 SK하이닉스가 HBM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단순 공급업체를 넘어 AI 아키텍처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kaya@fnnews.com 최혜림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