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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다음은 없다"… 33세 이재성, 태극마크 걸고 배수진 친 '라스트 댄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카타르 이어 세 번째 별들의 무대…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월드컵"
황인범과 중원서 첫 찰떡 호흡… "동료 돋보이게 헌신하는 것이 내 진짜 임무"
낙마한 조유민 향한 애틋한 진심… "그들의 피땀 헛되지 않게, 우리가 그라운드서 증명할 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2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태극마크와 월드컵 무대. 하지만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그 어떤 위대한 철인도 마침표를 고민하기 마련이다. 2018년 러시아의 기적과 2022년 카타르의 환희를 모두 온몸으로 겪어낸 '언성 히어로' 이재성(마인츠)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자신의 축구 인생 종착역으로 공식 선언하며 비장한 배수진을 쳤다.

이재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월드컵이라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 내에는 김승규(FC도쿄)나 조현우(울산)처럼 그보다 나이가 많은 베테랑들도 존재한다. 섣불리 '마지막'을 단정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이재성의 흔들림 없는 눈빛은 단호했다. 그는 "막연한 다음을 기약하기보다, 지금 당장 내 눈앞에 놓인 이번 대회에 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다"며 절박함으로 무장한 속내를 드러냈다.

어느덧 세 번째 밟는 꿈의 무대지만, 그 무게감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더 떨리는 법이다. 이재성은 "월드컵이 얼마나 거대하고 소중한 무대인지 뼈저리게 알기에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배가된다"면서도 "하지만 두 번의 굵직한 경험이 내 안에 스며들어 있기에, 어떤 상황이든 받아들일 단단한 멘탈이 준비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이재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유타주 헤리먼에 위치한 자이언스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이재성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홍명보호 26인 명단 중 절반이 넘는 14명은 월드컵 출전 경험이 전무한 '초짜'들이다. 이들을 향한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의 조언은 간결하고 묵직했다. "엄청난 압박감과 두려움이 몰려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피하지 말고 그 떨림 자체를 기꺼이 안고 부딪혀라."

베테랑의 품격은 그라운드 안에서도 빛났다. 지난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5-0 대승 당시, 이재성은 익숙했던 2선 공격수 자리를 떠나 3선 중원으로 내려와 황인범(페예노르트)과 투볼란치로 짝을 이뤘다. 이재성은 "인범이와는 긴 시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사이라 눈빛만 봐도 어떤 플레이를 원하는지 통한다"며 "어느 포지션에 서든 주변 동료들을 가장 편안하고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내 최대 강점"이라며 팀을 위한 무한 헌신을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재성의 마음 한구석에는 함께하지 못한 동료들을 향한 진한 그리움과 부채 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부상으로 안타깝게 짐을 싼 조유민(샤르자)을 비롯해,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한 박용우(알아인), 김주성(히로시마) 등 잊을 수 없는 전우들의 이름이다.

이재성은 "그들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 흘린 땀방울과 헌신이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남은 우리가 그라운드 위에서 그들의 몫까지 두 배, 세 배 더 악착같이 뛰는 것만이 진정으로 위로하는 길"이라며 붉어진 눈시울과 함께 굳은 결의를 다졌다.

"하루라도 더 길게 이 무대에 남아 국민들과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이재성의 묵직한 라스트 댄스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그 비장한 발걸음은 4일 열리는 엘살바도르와의 최종 평가전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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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태극마크 #배수진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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