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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韓 숨은 일꾼' 화약, 시스템 혁신 나서야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04 18:08

수정 2026.06.04 19:30

김동호 기자
김동호 기자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화재 사고로 인해 화약 산업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되풀이되는 사고를 이유로 '화약 산업의 중요성'을 평가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미 세 번째 되풀이된 사고라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하게까지 여겨진다. 하지만 감정적인 접근을 잠시 거두고 화약 산업의 '특수성'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무게감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

화약 산업은 본질적으로 파괴적인 에너지를 다루는 분야다.

반도체나 자동차 등 다른 첨단 제조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공정 내내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녔다. 조그만 정전기나 미세한 온도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에 100% 완벽한 통제란 신의 영역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발전은 화약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험준한 산악 지형을 뚫고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낸 '경부고속도로' 건설부터, 독자적인 우주 강국으로의 도약을 알린 '누리호' 발사에 이르기까지 화약은 국가 인프라 구축과 첨단 과학기술의 가장 밑바탕에 자리해 왔다.

특히 최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K-방산'의 눈부신 성과에도 화약이 숨은 조력자로서 큰 역할을 했다.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자주포와 미사일을 개발하더라도, 그 심장인 추진체와 파괴력을 결정짓는 탄두에 들어갈 고품질의 화약이 없다면 방산 수출은 모래성에 불과하다.

미래 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우주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우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실패 없는 성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 굴지의 우주 기업인 블루오리진조차 최근 로켓 폭발 사고를 겪으며 쓴잔을 마셨지만, 그들은 이를 데이터로 삼아 다시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위험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화약이라는 에너지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물론, 이 모든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한 철저한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국가 기초산업부터 미래 우주산업까지 아우르는 화약 산업의 중요성이 이번 사고로 인해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고 수습이 단순히 상황을 무마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지금 화약 산업에 필요한 것은 '완벽한 외양간 고치기'다.
뼈를 깎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획기적인 공정 개선, 그리고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위험을 회피하고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안타까운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고, K-방산과 우주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안전하게 쏘아 올리는 유일한 길이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