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중국 5월 생산자 물가... 이란 전쟁·AI 투자붐에 4년만에 최대폭 상승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0 12:02

수정 2026.06.10 12:02

지난 4월29일 중국 광둥성 동관에서 지게차로 플라스틱 생산용 원자재가 옮겨지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 4월29일 중국 광둥성 동관에서 지게차로 플라스틱 생산용 원자재가 옮겨지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힘입어 최근 4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더디다는 점을 시사했다.

10일 경제전문방송 CNBC는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5월 PPI가 전년 동기 대비 3.9% 상승했으며 이는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8%와 지난 4월 상승률 2.8%을 모두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도매물가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원자재 비용 상승에 힘입어 지난 3월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이로써 수십 년 만에 가장 길었던 디플레이션(물가하락) 고리에서 벗어난 바 있다.

원자재 비용 상승 외에도 AI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술 장비와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점 역시 도매물가를 밀어 올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전략적 원유 비축량과 다변화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 충격을 방어하고 있다. 공식 통관 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원유 수입량을 약 20% 줄였으며, 이는 글로벌 유가의 추가 폭등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반면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에 그치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를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1.1% 상승했으나 지난 4월 1.2%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공급 측면이 주도한 물가상승(리플레이션)이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가계 소비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의 5월 수출은 신재생에너지 및 AI 관련 제품의 수요 폭발에 힘입어 미 달러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9.4% 급증했다. 이는 최근 3개월 내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그러나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HSBC 은행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프레데릭 노이만은 "중국 소비자들은 힘들게 번 위안화를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 꽉 쥐고 있다. 수출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높은 가계 저축률이 소비 발목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랄프 로렌, LVMH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실적에서는 고가 뷰티 및 패션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가 일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최근 기술주 중심의 증시 랠리에 따른 자산 효과와 지난해 기저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류층 소비 회복 신호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네오 왕은 "지속되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용 시장 악화를 고려할 때, 최근의 일부 지표 개선을 소비 심리의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