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계곡 불법시설, 철거·유예 기준 나눴다
6월 5일 기준 전국 8만3575건 확인
안전 저해·불법 영업시설은 원상회복·철거
체육시설·쉼터·농막 등은 한시 유예 후 허가 검토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하천·계곡 불법시설을 일괄 철거하지 않고 시설별로 정비 방식을 달리하는 세부 기준을 마련했다. 유수 흐름과 치수 안전에 지장을 주는 시설이나 불법 상행위 시설은 엄정 정비하고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은 한시 유예 후 합법화 여부를 판단하도록 했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하천·계곡 불법시설 정비 원칙과 세부 기준을 마련해 지방정부에 통보했다.
정부가 6월 5일 기준 확인한 하천·계곡 불법시설은 모두 8만3575건이다. 시설 소관은 소하천·세천은 행안부, 국가·지방하천과 공원은 기후부, 구거는 농식품부, 산림계곡은 산림청으로 나뉜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공통 정비 원칙을 마련했다.
정비 기준의 원칙은 하천·계곡의 기능 유지와 국민 안전 확보다. 물 흐름을 막거나 홍수 피해를 키울 우려가 있는 시설, 치수 안전에 지장을 주는 시설은 원상회복 조치 대상이다. 하천과 계곡이 본래의 배수·방재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공공자원을 무단 점용해 사적 이익을 얻는 행위도 엄정 조치된다. 정부는 계곡이나 하천을 불법 점용한 상행위 시설은 6월 말까지 전면 정비하기로 했다. 주민 편의시설이나 공동이용시설과 달리, 공공 공간을 영업 목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유예 대상에서 제외한다.
다만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은 공공성과 필요성을 따져 정비한다.
하천구역 안 체육시설이나 쉼터처럼 개별법에 따라 점용·사용 허가가 가능한 시설은 2026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이후 허가 절차를 거쳐 합법화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필수시설이지만 현행법상 점용·사용 허가가 어려운 시설은 지방정부가 대체시설 설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유재산도 하천 기능과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유예 후 합법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소하천구역 안 농막 등 가설건축물은 2026년 12월까지 유예하고, 경작 행위는 수확기까지 정비를 미루기로 했다.
정부는 정비 기준이 현장에서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11일부터 12일까지 지방정부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질의응답집도 배포할 계획이다. 정비 이후에는 하천·계곡 내 생활안전 시설과 주민편의 시설을 늘리고, 하천·계곡 지킴이와 해설사 등을 활용한 주민 상생형 관리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정부는 불법 점용으로 사적 이익을 취하는 상행위에는 엄정하되, 주민 생활과 지역 현실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하천·계곡 정비 기준을 마련했다"며 "이번 정비가 단순 철거에 그치지 않고 지역의 공공성 회복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책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