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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논의 급부상..."셀프 개혁 못 맡긴다"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6.10 15:36

수정 2026.06.10 15:36

선거 관리 부실 사태 반복되며
내부 통제책 마련 기대 어려워
외부 통제는 헌법기관이라 불가
결국 개헌 통한 개혁 논의 불붙어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첫 회의가 10일 제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진상규명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 및 책임 규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모습. 뉴시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위원회 첫 회의가 10일 제1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진상규명위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원인 및 책임 규명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사태가 벌어지며 선거관리위원회의 반복적인 부실 선거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정치권은 선관위를 해체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개혁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특히 선관위가 독립성을 보장받는 헌법기관이라는 점으로 인해 국회의 일반 의결 형태로는 폐지하거나 운영 구조를 변경하기 어려워 '원포인트' 헌법 개정(개헌) 필요성도 연일 언급되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선관위 개혁을 위한 개헌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날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송기헌 의원은 "공직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을 비롯한 헌법까지 관련된 모든 법을 검토하고 국민의 참정권을 최우선으로 삼아 입법 과제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개헌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선관위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도 불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관위가 무풍지대였다. 소쿠리 (투표 논란) 때도 그렇고 인사·채용 비리 문제가 터졌을 때 자정할 수 있었는데 그걸 선관위가 자정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쌓여있을 때 해결을 안 했기에 이번 기회에 확실히 하자는 것"이라며 개헌 필요성을 설명했다.

같은 당 정진욱 의원도 지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공식적으로 촉구했다. 정 의원은 "선관위의 철저한 반성과 개혁을 위해 선거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원포인트 개헌을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 신뢰를 잃은 선관위에 셀프 개혁을 맡길 수 없다"며 "선관위의 독립성은 보장하되 국민 앞에 책임질 수 있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선관위 개혁을 위해 개헌 카드를 꺼내든 배경에는 선관위 자체적인 통제 강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고, 외부 통제책을 마련하기엔 현행 헌법상 제약이 많아서다.

우선 정치권은 선관위의 자체적인 통제책 마련은 사실상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관위의 핵심 업무인 선거 관리 과정에서 부실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사태는 물론이고 2022년 대선 당시 투표용지 외부 반출 사태 등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며 선관위의 선거 관리 업무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선관위의 선거 관리 이외 업무인 인사나 채용 등에서도 각종 비리 행태가 드러나며 선관위 조직 자체에 대한 신뢰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23년 중선관위 소속 고위 간부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자녀들을 특혜 채용하며 거센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그렇다고 외부 통제책을 강제하기엔 선관위가 독립성을 인정받는 헌법기관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난 특혜 채용 논란 과정에서 선관위는 감사원의 직무감찰 시도에 대해 헌법기관 독립성을 명분으로 거부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소송을 제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감사원이 헌법과 법률상 권한 없이 직무감찰을 시도했기에 선관위의 권한을 침해했다고 보고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판례가 생겨나면서 결국 헌법 조항을 손보지 않고서는 외부 통제책 동원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정치권에서 선관위 개혁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이 부상하는 이유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