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스 홍콩 출신 홍콩 배우 나탈리 응 만얀 씨가 유방암 투병 끝에 51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암 진단 뒤 치료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왔고, 말기에는 폐렴과 흉강 내 액체 저류 등으로 항암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결과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장기로 퍼지면 치료가 훨씬 복잡해진다.
유족 "병원에서 평온하게 떠났다"
영국 매체 더선은 10일(현지시간) 미스 홍콩 출신 배우 나탈리 응 만얀 씨가 유방암 투병 끝에 숨졌다고 보도했다. 가족은 SNS를 통해 그가 지난 9일 병원에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응 씨는 1998년 미스 홍콩 선발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뒤 배우로 활동했다. 그는 두 딸을 둔 어머니이기도 했다. 가족은 그가 투병 과정에서도 강하고 용감한 모습을 보였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응 씨는 2022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2024년 재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그가 2024년 8월 유방암 4기였고, 암이 간과 뼈, 뇌로 퍼졌다고 공개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유방암, 조기 발견 때 치료 결과 좋아
유방암은 유방 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여성에게 흔한 암 중 하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결과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분류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암이다. 2019~2023년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 전체 94.7%로 보고됐다. 암이 유방 안에 국한된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98%, 주변 림프절 등 국소 부위까지 퍼진 경우도 90% 수준으로 안내된다.
다만 전이가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유방암 세포가 혈액이나 림프를 타고 뼈, 간, 폐, 뇌 등으로 이동하면 전이성 유방암으로 본다. 이 경우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보다 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다.
뼈·간·뇌로 퍼지면 증상도 달라진다
전이성 유방암의 증상은 암이 어디로 퍼졌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암이 뼈로 전이되면 통증이나 골절이 생길 수 있고, 뇌로 전이되면 두통, 발작, 어지럼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폐로 퍼지면 숨가쁨이 생길 수 있고, 간으로 전이되면 황달이나 복부 팽만이 나타날 수 있다.
응 씨의 경우 현지 보도에서 간, 뼈, 뇌 전이가 언급됐다. 또 최근에는 폐렴에 걸리고 왼쪽 흉강에 액체가 차면서 항암치료가 중단됐다고 전해졌다. 흉강에 액체가 차는 상태는 흉수라고 부른다. 폐를 둘러싼 공간에 물이 고이는 것으로, 암 진행이나 감염, 염증 등 여러 원인으로 생길 수 있다.
흉수가 생기면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늘 수 있다. 폐렴까지 겹치면 항암치료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공격하지만 정상세포와 면역 기능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감염이나 전신 상태가 나쁜 경우에는 치료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멍울만 증상 아냐…유방 크기나 모양 변화 확인해야
유방암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증상은 유방의 멍울이다. 그러나 멍울만이 전부는 아니다. 유방 크기나 모양 변화,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하는 증상, 유두 함몰, 유두 분비물, 겨드랑이 멍울도 확인해야 한다. 통증이 없다고 안심하기도 어렵다.
미국암학회는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새로 생긴 멍울이나 덩어리지만, 다른 변화도 의료진에게 확인받아야 한다고 안내한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반복되거나 한쪽 유방에서만 나타나면 진료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국가암검진을 통해 만 40세 이상 여성이 2년마다 유방촬영검사를 받을 수 있다. 유방촬영술은 손으로 만져지지 않는 초기 병변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치밀유방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담해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가족력·치밀유방 있으면 더 신경 써야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커지고, 가까운 가족 중 유방암·난소암 환자가 있거나 BRCA1·BRCA2 유전자에 병적 변이가 있는 경우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BRCA1·BRCA2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에 병적 변이가 생기면 세포 손상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유방암·난소암 등 일부 암의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 경험이 없거나 첫 출산이 늦은 경우, 비만, 음주, 폐경 후 호르몬 치료 등도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위험 요인이 있다고 모두 유방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위험 요인이 없어도 유방암이 생길 수 있어 정기 검진과 평소 변화 확인이 중요하다.
항암치료 중에는 감염 신호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발열, 오한, 심한 기침, 숨참, 흉통, 식사 곤란, 심한 구역과 구토가 있으면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암 자체뿐 아니라 치료 중 생기는 합병증도 환자의 상태를 크게 흔들 수 있다.
응 씨는 투병 중에도 자신의 상태를 SNS에 공유하며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의 사례는 유방암이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유방에 평소와 다른 변화가 있거나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검진 시기와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