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권고 판정’ 의료기술 45건… 5건만 비급여 제외
의료기술 재평가 현장 반영 지연
급여체계 반영 법적근거 부족 탓
환자·실손의료보험 재정 부담↑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권고하지 않음' 판정을 받은 일부 의료행위가 여전히 비급여 항목으로 유지되며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상 퇴출 권고에도 시장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환자 부담과 실손의료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비급여 관리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재평가 제도의 법적 기반을 보완했고, 올해 3월에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재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비급여를 직권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해당 개정안은 입법예고 이후 후속 절차가 지연되면서 실제 시행 시점이 불투명하다.
문제는 의료기술 재평가 결과가 급여·비급여 체계에 즉각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9~2024년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권고하지 않음' 판정을 받은 항목은 총 45건이지만 실제 급여 또는 비급여 목록에서 삭제된 사례는 5건(11.1%)에 그쳤다. 재평가 결과를 급여 체계에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비급여 진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거나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비용을 보전받는 구조다. 이로 인해 재평가에서 유효성이 낮게 평가된 의료행위가 지속될 경우 환자 본인 부담과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환자 상태에 따른 임상적 활용 가능성과 치료 선택권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대표적으로 면역증강 주사제 '싸이모신알파1'은 암 환자 종양 치료 및 재발 예방 목적의 추가 투여와 관련, 의료기술 재평가에서 '권고하지 않음' 판정을 받았으나 비급여 항목에서 삭제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 해당 항목의 비급여 공개포털 공개 기준(2025년 3월) 비급여 진료비는 272억원으로 연간 환산하면 약 3264억원에 이른다.
두경부암·흉부암·소화기암 등 6개 적응증 대상 '방사선온열치료' 역시 같은 판정을 받았음에도 비급여 항목으로 유지되고 있다. 해당 치료의 비급여 진료비는 121억원으로 연간 1452억원 수준이다.
비급여 진료비 규모는 연간 약 22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비급여 관리체계 개편과 실손보험 구조 개선을 병행 추진하고 있으나 제도 반영 속도와 집행력 확보 여부가 향후 실효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의료기술 재평가가 사실상 권고 수준에 머물면서 시장에서 자동 정리되지 않는 구조"라며 "제도 개선이 지연될수록 보험금 지급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고 짚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