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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무용 공연이라니...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이 공연]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알렉산더 에크만 '한여름 밤의 꿈' 공연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토록 재미있는 무용 공연이라니.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와는 전혀 궤를 달리하는 발레 도르트문트의 '한여름 밤의 꿈'(알렉산더 에크만 안무) 이야기다.

2025년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와 함께 내한해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선보인 '해머(Hammer)'로 국내 공연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알렉산더 에크만이 지난 11~14일 다시 한번 LG아트센터 서울 무대로 돌아왔다.

달콤한 단꿈과 기괴한 꿈의 경계

오는 19~20일 화성예술의전당에서 여정을 이어가는 '알렉산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 발레 도르트문트'는 스웨덴 스톡홀름 출신의 에크만이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북유럽의 여름 명절인 '하지(Midsummer)'를 축하하던 추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백야'의 시간 속에서 온 마을 주민이 모여 여름의 도래를 축하하는 축제의 한복판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마치 신비로운 신화나 전설을 들려주듯, 북유럽 하지 축제의 낮과 밤 그리고 그 경계를 넘나드는 황홀한 여정을 선보인다.

새소리가 청아하게 들려오는 가운데, 침대에 누워 잠을 자던 남자가 아내의 손에 이끌려 깨어난다. 이내 관객들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노란 건초를 던지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하지 축제의 중심으로 단숨에 이끌려 들어간다.

건초더미 속에서 마치 어린아이처럼 노니는 무용수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든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두 남녀의 사랑의 몸짓과 마지막 저녁 만찬의 무르익은 축제 열기까지, 작품은 신나고 즐거우며 아름다운 여름날의 활기를 온전히 펼쳐낸다.

특히 와인잔을 든 무용수들이 일제히 객석을 향해 미소를 짓는 장면에선 순간 공연장을 푸르른 숲과 드넓은 잔디가 펼쳐진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이윽고 25분간의 인터미션이 지나면, 무대는 전반부와 정반대로 마치 악몽처럼 어둡고 기괴하며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반전된다. 공중에 매달린 침대와 허공을 가로지르는 물고기, 목이 없는 무용수까지 예측을 보기 좋게 뒤엎는 기상천외한 장면들이 신선한 시각적 충격을 안긴다.

에크만의 작품 세계는 늘 예측할 수 없는 비주얼로 가득하다. 하늘에서 4만개의 초록색 공이 쏟아지는 '플레이 PLAY', 무대 전체에 5000리터의 물을 채운 '백조의 호수' 등 시각적 스펙터클 속에 유쾌한 유머를 버무려, 관객을 환상 속으로 초대한다.

무대 밖으로 확장된 축제, 7인의 뮤지션이 들려주는 라이브 연주

에크만은 무대와 객석, 극장 안밖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도 즐긴다. 이번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연주자들이 쉬는 시간 동안 로비로 나와 연주를 이어가며 관객을 축제의 연장선으로 끌어들였다.

'한여름 밤의 꿈'에서 7명의 뮤지션(보컬·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퍼커션)이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라이브 연주는 작품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다.

이번에 내한한 미카엘 칼손은 '해머', '백조의 호수', '플레이' 등 에크만의 주요 작품을 작업한 현대 음악 작곡가다.

칼손은 이번 작품의 음악적 콘셉트에 대해 "에크만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서사 자체보다 '파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했고, 이를 통해 공동체적 경험을 만들고자 했다"며 "민속음악과 의례 음악, 그리고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개방적인 음악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들이 음악 속으로 뛰어들어 함께 호흡하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중요했다"며 "에크만은 늘 작품에서 '솔직함'을 강조하는데, 이번 음악 역시 매우 진솔하게 시작해 2막에서는 광기 어린 에너지로 확장됐다가 마지막에는 다시 따뜻하게 감싸 안는 분위기로 마무리되게 구성했다"고 밝혔다.

인터미션에 연주되는 음악 역시 칼손이 별도로 작곡한 결과물이다. 그는 "세계 초연을 불과 2주 앞두고 에크만이 20분 분량의 인터미션 음악을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다"며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인터미션 음악이 1막과 2막을 긴밀하게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아이디어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과 관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칼손은 "이번 한국 투어는 정말로 긍정적이고 멋진 경험이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문화도 더 깊이 경험해보고 싶고, 특히 LG아트센터는 매우 아름다운 공간이라 다음에는 훨씬 오랜 시간 머물며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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