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익현 LIG D&A 대표 "유럽 방위 현대화 중요한 시점...라인메탈과 전략적 협력"
유럽 내 합작회사 설립도 논의
[파이낸셜뉴스] LIG Defense&Aerospace(LIG D&A)가 독일 라인메탈 에어디펜스(Rheinmetall Air Defenc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이 방공망 재건과 현대화를 서두르는 가운데, 양사는 유럽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첨단 다층 방공 시스템 공급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IG D&A와 라인메탈은 유럽 내 방공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통합 방공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LIG D&A와 라인메탈은 첫 단계로 유럽 내 합작회사 설립 가능성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합작회사가 현실화될 경우 현지 고객 대응, 생산·정비 체계 구축, 부품 공급망 안정화, 공동 연구개발(R&D) 등에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익현 LIG D&A 대표이사는 "유럽 방위 현대화가 추진되는 중요한 시점에 라인메탈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유럽 방산 시장에서 요구되는 현지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최근 유럽 각국은 무기체계 도입 과정에서 신속한 납품 능력뿐 아니라 현지 생산, 유지보수, 기술 협력, 산업 파급 효과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탄약과 미사일 재고 부족 문제가 부각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도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LIG D&A와 라인메탈은 상호 보완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유럽 시장에서 '원스톱 턴키 솔루션' 제공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LIG D&A는 중·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갖췄고, 라인메탈은 초단거리 방공(VSHORAD), 지상 기반 방공 시스템, 센서, 화력통제, 지휘통제(C2), 드론 대응 체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LIG D&A의 중·장거리 방공미사일 체계와 라인메탈의 초단거리 방공 역량을 연계해 유럽 시장에서 현지화, 개발, 판매를 추진한다. LIG D&A와 라인메탈은 단거리 방공(SHORAD)용 신규 미사일 체계 공동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단거리,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를 아우르는 다층 방공 레이어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유럽 방공 시장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냉전 종식 이후 유럽 주요국은 지상 기반 방공 전력을 축소해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상황이 바뀌었다.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자폭 드론, 무인기, 로켓, 포탄 등 복합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단일 무기체계가 아닌 다층·통합 방공망의 필요성이 커졌다.
NATO도 통합 방공·미사일 방어(IAMD)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 스카이 실드 이니셔티브(ESSI)를 비롯해 유럽 주요국은 방공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공동 조달과 체계 통합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맹국 간 상호운용성, 실전 배치 속도, 통합 지휘통제 능력, 지속적인 유지보수 체계가 방산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방산업계에서는 LIG D&A와 라인메탈의 협력이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부합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 방산은 최근 빠른 납기, 검증된 양산 능력, 가격 경쟁력, 운용 안정성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유도무기와 지상무기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수출 성과가 확대되면서 유럽 방산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LIG D&A는 대한민국 대표 유도무기 기업으로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 L-SAM,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M-SAM II '천궁-II',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신궁' 등 다층 방공 솔루션을 개발·양산해왔다. 천궁-II는 해외 수출을 통해 성능과 운용 신뢰성을 인정받은 체계로 평가된다. L-SAM은 상층 방어 능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라인메탈은 유럽 방산 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와 기술 기반을 갖춘 기업이다. 지상 기반 방공 분야에서 고성능 포, 탄약, 센서, 화력통제 시스템, 이동형·고정형 방공 시스템, 드론 방어 체계 등을 폭넓게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레인저, 스카이넥스 등으로 대표되는 라인메탈의 방공 솔루션은 단거리·초단거리 위협 대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LIG D&A와 라인메탈의 결합은 미사일 중심의 중·장거리 방공 역량과 포·센서·통합체계 중심의 근거리 방공 역량을 함께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럽 고객 입장에서는 위협 유형별로 개별 체계를 따로 도입하는 대신, 통합 운용이 가능한 패키지형 방공 솔루션을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조달 효율성과 운용 편의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드론 위협 대응은 LIG D&A와 라인메탈 협력의 주요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저가형 무인기와 자폭 드론이 대량으로 운용되면서 기존 고가 미사일 중심 방공 체계의 비용 부담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미사일, 기관포, 전자전, 센서, 지휘통제 체계를 결합한 복합 방공 솔루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LIG D&A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독일 뮌헨에 유럽 사무소를 개설하며 고객 접점과 협력 네트워크 확대에 나섰다. 독일은 유럽 방산 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LIG D&A가 라인메탈과 협력 논의를 본격화한 것은 기술 협력뿐 아니라 시장 접근성, 현지 신뢰도, 공동 사업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합작회사 설립 논의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유럽 방산 시장은 각국의 안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동시에 조달 절차와 인증, 현지 산업 기여 요구가 까다롭다. 현지 법인 또는 합작회사는 고객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장기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며, 향후 공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데 유리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번 협력이 구체화되면 LIG D&A는 유럽 방공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고, 라인메탈은 중·장거리 유도무기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보강할 수 있다. 양사가 각각 강점을 가진 기술을 결합할 경우 유럽 내 다층 방공 수요에 대응하는 경쟁력 있는 패키지 제안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올리버 뒤르(Oliver Dürr) 라인메탈 에어디펜스 최고경영자(CEO)는 "양사의 포트폴리오는 상호 보완적이며 현재와 미래 유럽 시장의 요구사항에 부합한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유럽 고객들에게 더욱 폭넓은 방공 역량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방공 전력 공백을 빠르게 메워야 하는 동시에 장기 운용과 현지 산업 협력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유도무기 기술과 유럽 대표 방산기업의 현지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유럽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